한은 금통위 "잠재성장률 더 낮춰야"
한은 금통위 "잠재성장률 더 낮춰야"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9.03.19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은 국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지만 저조한 국내 물가와 설비 및 건설투자 조정 지속, 수출 증가세 둔화 등을 우려했다. 일부 금통위원은 잠재성장률을 추정할 때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발언했다. 잠재성장률을 더 낮춰야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통위원들은 지난해 이후 근원인플레이션율이 사실상 사상 최저 수준인 1%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고,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8%에 그쳤다면서 저조한 물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양호했던 세계 경제 성장세가 다소 약화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흐름 우려가 커졌다고 봤다. 특히 부채 누증, 자산버블 가능성 등 위험 확대, 경기둔화 대응용 통화·재정정책 여력 미흡 등으로 1~2년 내에 글로벌 경기가 급격한 하강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단기간에 금융안정을 위협할 리스크 요인이 크지 않으나, 가계부채 상황을 보면 부동산 부문 자금쏠림 등이 현저하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워 계속 경계해야한다고 말했다.

19일 한은이 공개한 2019년 4차 금통위 정례회의(2월 28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원들은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0%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국내 경기 인식이 후퇴했으며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75%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대내외 여건 변화를 더 지켜봐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A금통위원은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실업률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미시적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나, 민간부문의 고용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 추정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B금통위원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활동으로 민간부문의 경기둔화 추세를 완충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재정지원과 연계된 민간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기업부문의 지출을 대변하는 투자지표들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를 제외한 기업부문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고용관련 비용은 노동수요를 위축시킴으로써 고용부진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C금통위원은 "세계경제 및 교역의 확장세 둔화, 글로벌 반도체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성장모멘텀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여 물가안정목표제를 위한 정책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D금통위원은 "불확실한 세계 경제 추이를 반영해 우리나라의 수출과 투자도 지난해 말부터 조정 받기 시작한 모습"이라며 "반도체가격 하락, 석유화학제품가격 하락, 중국의 경기둔화, 건설투자의 기조적인 조정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간소비는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 성장세를 견인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금통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세계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던 한국의 수출 물량 증가세가 최근에는 세계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며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가 내수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잠재성장률도 함께 하락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시장에 대한 자금쏠림으로 나타난 금융불균형의 누증속도는 둔화되고 있지만, 그 정도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