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투자자가 되기위한 또다른 덕목
성공한 투자자가 되기위한 또다른 덕목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9.03.19 1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현문 : 주식투자를 하는데 '덕목'이라는 도덕책 느낌 물씬 풍기는 구획을 따로 규정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는건가. '할말없음'을 은폐하기 위한 얕은 술수같은 느낌이다. 내말 맞지?>

예리한 당신! 일단 70점은 받을 자격이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쓸데없는 과정 반복이 아닌, 원천과 본질에 한꺼풀 더 가까이 가려는 그 자세 높은 점수 받을만 하다. 다만 수능시대인 만큼 500점 만점에 70점이란거.

사실 덕목으로 불리던, 마음가짐 또는 자세라 불리던, 그것이 성공한 투자자가 되기위한 과정에서 꼭 매매기법이나 펀더멘탈 같은 것의 상위개념이란 말은 아니다.

다만, 기법적인 부분들은 워낙 훌륭한 많은 분들이 논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칼럼 초반에 두고싶지 않을 뿐이다. 절대 본인의 내공이 빈약해서 뜬구름 잡듯이 덕목 운운하는건 아니란거, 다들 믿어 의심치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 쿨럭.

자, 그럼 각설하고. 정직함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덕목?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할 수 있는 덕목? 바로 평상심 되시겠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평상심 가지려고 노력하기'라고 해야겠다. 워낙 얻기 어려운데다 한번씩 마음에 들어왔다가도 바람처럼 순식간에 사라지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니까.

<오늘의 우답 : 감정의 편차를 줄이고 에고를 억제할 수 있는 평상심, 장기적인 승률을 높이는데 요구되는 필수적 덕목이다>

예전에 친구가 해줬던 웃픈(웃기면서 슬픈) 얘기 한자락.

점심먹고 커피마시다 말고는 갑자기 자기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물어봐 달란다. 물어봤더니 그 친구의 답, 7천원인가 주고 샀던 주식을 그 다음날 9천 몇백원에 팔았을 때가 제일 짜릿하게 기뻤던 순간이었단다. 그것도 미수 풀로 걸어서. 듣는 나도 기뻤다.

곧바로 다시 나에게 청한다, 자기 인생에서 가장 슬펐을 때를 물어봐 달라고. 물어줬더니 그 친구의 답, 그 주식이 20만원 찍고 있는 지금 이순간이란다. 그 친구도 울고 나도 울고 하늘도 울었다.

내 기억에 조선주중 하나였던거 같은데, 친구야 그만 슬퍼해도 된다. 주가가 이젠 20만원보다는 7천원에 훨씬 더 가까우니깐.

평상심! 불경에도 성경에도 등장하는 개념일 정도로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하고, 또 필요한만큼 구하기 어려웠던 것이었나 보다. 가방끈 길지않은 이 칼럼에서는 국어사전에 나오는 평상심의 뜻인 '특별한 일이 없는 보통 때와 같은 마음' 정도로 정의하자.

주식투자란 필히 이익과 손실 둘중에 하나로 연결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 있어 많은 감정의 기복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는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고, 특히 부동산이나 채권과 같은 투자대상과 비교하자면 더더욱 그러하다.

매분 매초의 시장가격이 게시되는데다 안정성 높은 kospi200 상위종목조차도 하루의 가격퍈차가 못해도 3~4%는 족히 되니까 말이다. 살고있는 집의 시세가 몇시간만에 이삼천만원씩 움직인다고 생각해보라. 지난달에는 5억원에 팔 수 있던 집을 이번달엔 4억원에도 팔 수 없다면?

이렇듯 급변하는 시세에 머릿속이 멍해지는 순간에도, 기뻐서 광화문 네거리에서 춤을 추고 싶은 순간에도, 잘못된 투자판단에 심장을 쥐어짜고 싶을 때에도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것.

유지까지야 못하더라도 최소한 평상심이란 단어를 떠올리면서 널뛰는 감정을 다스릴려고 시도하는 것. 그것이 장기적인 주식투자 레이스에서 승률을 높일 수 있는 근간이 되는 것이다.

너무 기쁘고 또는 너무 화가 난 상태에서 어떤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단 말인가.

세상이 장밋빛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어떤 종목을 얼마에 매수하건 '주식에 천부적 재능'이 있는 내가 하겠다는데! 맞다. 이럴때 매수한 종목중에 눈물을 쏙 빼지않은건 없었던 것 같다. 두려움에 휩싸여서 가지고 있는 주식을 모두 처분하지않으면 큰일나겠다 싶을때, 보통 그때가 그 주식의 바닥이었다.

최대한 이성적인 상태에서 이성적인(것 같은) 판단을 내려도 절반의 승률이 어려운게 주식투자이다. 하물며 과격하게 기쁘고 격렬하게 분한 상태에서 내리는 판단이야 말해서 무엇할까.

<오늘의 제안 - 앞으로 딱 일주일만 주식계좌의 잔고나 손익률을 쳐다보지 않기>

오해마시라. 주식시세를 보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지금 내가 이 투자로 오백만원을 깨지고 있건 이천만원을 벌고 있건, 돈으로 환산해서 계산하지 말라는 얘기이다.

내가 계산하건 안하건 이미 도출된 수익금이나 손실금이야 일원 한푼 변하지 않겠지만, 최소한 그 다음 투자판단을 덜 흐리는건 확실하니까.

그렇게만 할 수 있어도 얕은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욕심에 상승 초입에서 큰 물고기를 버리는 우를 피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역으로 버려야하는 물고기를 손실액 때문에 끌어안고 가는 악수를 피하는데 조금 더 도움이 된다.

자꾸 돈으로만 환산하는게 버릇이 되면 다된 밥에도 코 빠뜨리게 되고, 호미로 막을 꺼 가래로도 못막는 상황에 맞딱드리게 된다.

믿어도 된다. 어차피 시장은 내가 깨졌는지 이익을 내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조차 없다. 시세로 불려지는 시장의 움직임에 손익이라는 "내 개인적인 상황"을 배제시키는 것, 그것이 평상심의 시발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