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하 서해문화 칼럼] 무속 문화 '황해도 굿' 탐방기
[김종하 서해문화 칼럼] 무속 문화 '황해도 굿' 탐방기
  • 김종하 서해문화 대표
  • 승인 2019.03.1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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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진도에서 굿음악축제가 열렸다. 남도 굿음악과 함께 전국 팔도의 굿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굿'은 무속신앙의 행위적인 필수 요소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하나의 문화다. 단순히 무속인들의 비과학적인 행위에 불과할 수도 있으나 각 지역마다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 문화적인 측면도 찾아볼 수 있다.

'황해도 굿'을 최근 접해보았다. '황해도 굿'은 북한에서 전래된 굿으로 남도 굿보다는 남성적이다.

한국민속대백과 사전에 정의된 황해도 굿은 황해도 강신무가 굿을 할때 입는 옷인 무복의 경우 복색이 매우 화려하고 다양하다. 무복은 무당이 제의를 할때 입는 옷으로, 신복, 신옷, 관듸등으로 불린다.

한국무속학회에서 발행한 '황해도 굿의 이해'라는 책자에는 황해도굿의 특징을 화려한 복식과 타악기 중심의 음악, 격렬한 무당의 몸짓으로 이어진 강신무의 전형적인 굿으로 이해하고 있다.

주로 경기도와 인천을 무대로 전승되고 있는 황해도 굿은 서해안 대동굿 배연신굿과 평산소놀음굿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단순한 무속신앙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가치를 인정받기에 이른다.

이처럼 문화로서의 황해도 굿을 이어가는 무속인이 최근 굿향연을 펼치는 것을 우연하게 접한 바 있다. 화려한 춤사위와 음악, 복식이 어우러진 황해도 굿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느껴 구경하는 내내 전율을 느끼게 했다.

'조보살'로 통하는 조경자씨는 황해도 굿을 이어가고 있는 인천의 한 무속인이다. 조경자씨는 10여세때 일찍이 신이 내려 한동안 거부하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고, 결국 신내림을 받게되어 무속인의 길로 들어섰다. 조씨는 처음 경상도 굿(내림굿)을 받았다고 한다. 조씨는 "부친 고향이 이북인데 경상도 굿을 받았더니 매일 꿈에 빨간 옷을 입은 분이 나타나 결국 이북 굿을 받게됐고 이것이 황해도 굿을 전승하게 된 이유"라고 말한다.

조씨는 황해도 굿에 대해 개인적인 소견이라며 "황해도 굿은 조선시대보다는 고려시대 굿에 근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래 "황해도 굿은 전쟁터에서 죽은 병사들의 원혼을 달래주는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황해도 굿은 경기도 굿등 다른 굿이 다소 부드럽고 완만한 것에 비해 격렬하고 남성적인 힘과 기개가 강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음악도 강렬하고 가락이 과격하다보니 사람을 쉽게 흥분시키는 면이 있어 북한산 자락등에서는 황해도 굿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속설도 있다"고 말한다.

조보살의 굿 사위를 지켜보며 전율을 느낀 것에 대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격렬한 춤사위와 퍼포먼스, 화려한 복식, 거기에 어우러진 묘한 충격을 느끼게 한 색다른 경험이었다.

조보살은 '황해도 굿'에 대한 문화적 가치와 유래, 전통등에 대해 다시금 연구하고 있다.  '굿'이 단순히 '무속인의 행위'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생각이다.

인천에서 황해도 굿 전승자 조보살의 굿 퍼포먼스가 강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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