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승리 리스크에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 시가총액이 1800억원 넘게 빠졌다. 연초 30위권이었던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는 60위권까지 추락했다.
YG엔터 주가는 15일 오후 2시27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전날 대비 4.17% 하락한 3만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경찰이 승리 성접대 의혹 관련 내사에 착수한 지난달 26일을 기점으로 22% 떨어졌다.
시가총액 순위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올해 초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34위에 올랐던 YG엔터는 이날 현재 66위로 급강하했다. 시가총액은 경찰의 내사 착수 직후에는 큰 변동이 없었으나 관련 의혹이 경찰과의 유착 가능성, 동료 연예인 논란으로까지 확산하면서 급속히 빠졌다. 현재 기준 시가총액은 약 6446억8338만원으로, 지난달 26일(8256억3118만원) 대비 약 1809억원 줄었다.
이번 주가 하락에는 지난해 말 YG엔터를 사들였던 기관투자자들의 매도 전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기관투자자는 101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달에만 그 절반인 500억원 규모를 팔아 치웠다. 어김없이 몰려든 공매도 세력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지난 12일 YG엔터는 공매도 과열종목에 지정됐다.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주식을 빌려 판 후 나중에 갚아서 차익을 남기는 투자 방법이다. 만약 공매도 물량이 쏠리면 주가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다.
지난 11일 공매도 거래량은 27만3460주, 거래대금은 105억3186만원에 육박했다. 전 거래일 대비 5배가 넘는 규모다. 13~14일 공매도 거래량도 매일 약 11만주(약 40억원대)를 기록해 평소보다 2~3배가 넘는 물량이 나왔다. 이렇게 YG엔터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JYP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전날 1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사들은 아직 이번 사태를 YG엔터의 펀더멘털 우려로 확대해 보고 있지 않으나, 최대주주인 양현석 대표를 둘러싼 탈세 의혹 등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의혹이 번지자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YG엔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5억원으로 전년 대비 62.4% 급감했다. 블랙핑크와 위너, 아이콘 등 소속그룹의 선전에도 빅뱅의 공백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엔터주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며 "아직 투자의견 조정까지 나설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지만, 승리 의혹으로 최근 섹터 전체가 흔들린 것은 사실이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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