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CEO리서치] 재벌 4세 'LG 구광모 회장', 실용적 사고로 나서는 LG경영
[기획-CEO리서치] 재벌 4세 'LG 구광모 회장', 실용적 사고로 나서는 LG경영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3.14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5월 LG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이후 LG를 이끌어갈 새로운 회장에 구광모 당시 LG전자 상무가 선임됐다. 구광모 회장의 등장으로 4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

1978년생인 구회장은 재계 총수중 40대 초반의 나이로 회장에 올랐다. 고 구본무 회장의 법적 장남이다. 친아버지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다. 고 구본무 전회장의 양자로 입적해 법적으로 LG그룹 회장을 승계하기에 이른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11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LG의 최대주주가 구본무 외 31명에서 구광모 외 32명으로 변경된 것.

최대주주 변경은 최대주주였던 故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주식 상속이 진행됨에 따라 이뤄졌다. 구광모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LG지분 11.28% 중 8.75%를 상속받아 LG의 지분 15%를 확보하며 새로운 최대주주에 올랐다

LG의 지분율을 보면 고 구본무 회장이 11.28%(1945만8169주)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구본준 LG 부회장이 7.72%, 구광모 회장이 6.24%,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3.45%,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4.48%를 보유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일가는 90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구회장 일가는 지난해 11월 고 구본무 전 회장의 LG 주식에 대한 상속세 9215억원을 과세 당국에 신고한 바 있으며, 1차 상속세액을 납부했다. 다만, 향후 분납을 통해 납입하겠다는 계산이다. 1년에 1500억원 규모로 6회에 걸쳐 납부할 예정이다.

구회장은 미국 뉴욕의 로체스터공과대학 졸업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한 이래 미국 뉴저지법인을 거쳐 2013년 3월 LG전자 HE사업본부 부장으로 컴백했다. 2017년 1월 경영전략팀 상무를 지내면서 후계 경영자 기틀을 다졌다.

비교적 재벌 총수로서는 어린 나이지만 실용주의적 사고를 지녔다는 평가다.

뚜렷한 성과없이 고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갑작스럽게 취임한 구광모 회장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LG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 것인지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LG에 입사한 햇수로 12년인 그가 그룹 총매출 160조원의 거대 기업이자 전자, IT를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을 이끌기에는 경력상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있어온 것.

그러나, 현재 구회장은 예상보다 더 빨리 LG의 미래를 다져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구회장은 열린 사고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고 겸손하다는 말을 듣는다. 실용주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회장 이라는 직책 보다 대표로 불려지길 원한다.

LG는 지난 2월 13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R&D 인재 350여명을 대상으로 ‘LG 테크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여기에 구회장이 참석했다. LG는 '회장'이라 지칭하지 않고 '대표'로 칭했다. 구회장이 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는 2012년 시작이래 우수 R&D 인력 유치를 위해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LG의 기술혁신 현황과 비전을 설명하는 행사다.

LG 테크 컨퍼런스에는 인공지능, 올레드, 신소재 재료, 자동차부품, 배터리,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기술분야의 석 박사 과정 R&D 인재들이 참석했다.

구회장은 올해 첫 대외 행보를 LG의 미래를 만들어갈 인재들을 찾는 일로 시작한 것이다.

구 대표는 이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작년 하반기 LG 대표로 부임하고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이곳 사이언스파크이고, 사무실을 벗어나서 가장 자주 방문한 곳도 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한 R&D 현장이었다”라고 말하고 “이는 고객과 사회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기업이 되고 싶은 LG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기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믿음과, 최고의 R&D 인재육성과 연구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연구개발의 중요성과 지원에 대한 각별한 생각을 나타냈다.

구 회장은 “이곳 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한 LG의 R&D 공간에서 최고 인재들이 미래 기술을 선도하며, 꿈을 이루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날 자리에 함께한 대학원생들의 전공 분야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일일이 40여개 테이블을 돌면서 참석 대학원생들과 인사하고 기념촬영을 하며 소탈하고 겸손한 이미지를 그대로 나타냈다.

구회장은 또 취임후 LG전자의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 삼성, 애플등이 장악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LG전자가 적자경영의 늪에 빠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3년간 누적적자는 3조원 가까이 쌓이는 등 어려움이 지속됐다. 이를 개선하고자 LG스마트폰을 해외 생산으로 돌려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길을 텄다.

구광모 체제의 새로운 LG도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있을 주주총회에서 권영수 부회장이 LG ICT 계열사 콘트롤 타워로 합류할 예정이다.

권영수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의 ‘개인교사’로 불리는 인물로 구회장의 신뢰가 깊다. LG전자 재경팀장을 거쳐 2006년 재경부문장 사장 자리에 오른 ‘재무통’이다. LG그룹의 핵심 사업인 전자·화학·통신을 모두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구광모 회장과 보조를 맞춰갈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