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르노삼성, 부산 공장 닛산로그 신화 물거품? 노사 대립에 위기
[기획]르노삼성, 부산 공장 닛산로그 신화 물거품? 노사 대립에 위기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9.03.09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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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르노삼성
자료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가 제2의 GM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르노그룹이 요청한 8일을 기준으로 협상 시한을 결국 넘기면서 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이로써 부산공장의 가동률을 책임지는 닛산로그의 후속 물량 배정도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 임단협 협상이 시작된 후 르노삼성이 협상 마무리 시한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현재의 경영 위기 상황을 강조했음에도 노사는 기본급 인상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려온 끝에 이날 협상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추가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고, 나아가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제2의 한국지엠 사태가 부산에서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지엠은 분규가 이어지며  군산공장 폐쇄에 직면한 바 있다.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물론 협력사 및 지역사회로의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노사 간 불협화음이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업계 예상이다.

르노삼성은 임단협 타결을 통한 물량 확보 격려금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1차 수정안에 이어 이번 교섭에서 총 1720만원(실적 인센티브 1020만원+원샷 보너스 7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2차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추가 인원 200명 투입, 생산 라인 속도 하향 조절 및 전환 배치에 대한 인사경영권의 합의 전환 요청 등을 막판 의제로 제시하며 맞섰다. 

부산공장 생산직의 2017년 평균임금은 7800만원으로, 로그 후속 물량을 놓고 경쟁하는 일본 닛산 규슈공장보다 20% 이상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낮은 고정비로 인해 생산성 역시 5%가량 일본이 높은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임금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또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아웃소싱을 활성화하면서 경쟁력을 갖췄으나 한국은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부산공장은 고임금 노동자의 비중이 높다. 

이번 교섭이 결렬됐다고 해서 후속 물량 배정에서 완전히 제외된 것은 아니지만  르노그룹이 내년도 글로벌 생산물량 배분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르노삼성은 인건비 산정마저 이뤄지지 않아 신차를 배정받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달 내 임단협 타결이 되지 않으면 그 가능성은 점차 낮아져 부산공장의 운명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참고로 르노삼성은 지난 2월 내수 4,923대, 수출 6,798대로 총 11,721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0%, 전월 대비 4.9% 감소했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1%, 전월 대비 20.2% 감소했다.

르노삼성 2월 내수 판매는 임단협으로 인한 파업에 판매 비수기 요인이 겹치면서 소폭 감소되었다. 주력 판매모델인 QM6는 총 2,280대가 판매되면서 내수 판매 버팀목 역할을 했으며, SM6는 1,061대가 판매됐다.

르노삼성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SM7, SM5, SM3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어 양호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SM7이 231대, SM5가 299대, SM3가 369대 각각 판매됐다. 르노 클리오는 지난 달 대비 66.3% 증가한 158대가 판매되었으며, QM3 역시 전달 대비 65.3% 증가한 324대가 판매되어 점차 판매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르노 마스터는 지난 달에 97대가 판매되면서 일부의 계약 대기 물량이 출고 되었다. 마스터는 3월부터 본격적인 물량 공급이 예정되어 있어 700대가 넘는 대기물량을 해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의 2월 수출은 전월 대비 20.2%,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하며 하락세를 기록했다. 북미 수출용 차종인 닛산 로그는 전월보다 33% 감소한 4866대 수출에 그쳤으며, QM6(수출명 콜레오스)가 전월 대비 증가하여 1,932대가 수출되었다. 

한때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지난해 11월 기준 북미 수출형 닛산 로그 누적생산 대수가 2014년 8월 첫 생산 이래 4년여만에 총 50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닛산 로그는 2014년 9월 첫 선적이 이루어 진 이후 2015년 9월 10만대, 2016년 5월 20만대, 2017년 2월 30만대, 2017년 12월 40만대를 달성했으며, 누적생산 5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단일모델 50만대 누적생산 기록은 1998년 출시된 SM5가 지난 2006년에 달성한 이후 닛산 로그가 두 번째다. 특히 이번 기록은 SM5보다 빠른 4년 3개월이라는 최단기간에 달성한 것으로 2015년 117,560대, 2016년 136,309대, 2017년에는 123,202대가 생산돼 북미 지역으로 수출됐다. 이는 당초 계약된 연간 8만대를 크게 상회하는 물량으로, 지난해 기준 10만대 이상의 로그 차량을 생산해 수출했다.

북미에 수출되는 중형 SUV 닛산 로그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전략적 협업의 일환으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모델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14년부터 부산공장의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아 닛산 로그 생산을 수탁 받았다.

르노삼성의 효자 부산공장의 닛산로그의 혁혁한 전과가 사라질 위기에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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