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무역전쟁 심화시, 한국에게는 오히려 기회..한경연
미중무역전쟁 심화시, 한국에게는 오히려 기회..한경연
  • 이영근 기자
  • 승인 2019.03.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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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한경연
자료사진-한경연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죄수의 딜레마'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죄수의 딜레마로 빠질 경우 양국의 최적관세율을 추정하고 한국의 GDP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7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우선 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복을 하면 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최적 관세율은 현행보다 각각 7%포인트(p)와 5%p 추가 인상하는 선에서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중국보다 높게 관세율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미국이 중국에 비해 경제규모와 산업별 기술수준 및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고서는 한 국가가 관세율을 조정하는 것을 교역조건(terms of trade)을 개선해서 수출을 확대하거나 내수산업의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시장점유율과 기술측면에서 중국에 비해 미국이 유리한 위치에 있어 미국이 중국보다 관세율을 인상할 유인과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현재 미중무역 전쟁으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율은 평균 7.5%에 달하고, 중국이 미국에 부과한 관세율은 23%에 달하고 있어, 미국은 최적관세율까지 인상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국은 과도하게 대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이 보복성으로 부과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GDP는 0.2~ 0.4% 증가하는 반면 중국의 GDP는 0.8%~ 2.5% 감소하여 미국 입장에서 보면 미중 무역전쟁을 지속할 유인이 존재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미중무역전쟁이 촉발된 배경을 두고 지난해 4월 세미나에서 정인교 인하대학교 부총장은 “미중 무역전쟁은 ‘분발유위(奮發有爲), 대국굴기(大國?起), 중국몽(中國夢)’으로 대표되는 중국 지도부의 공격적인 대외정책과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가 대립해 발생한 세계 패권다툼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하며 “장기적으로 국제통상질서 주도권 싸움이기 때문에 갈등이 지속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한국과 대만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중 의존도 완화와 통상 갈등 유발형 산업에 대한 산업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같은 추세로 인해 한국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제대로 대응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1% 늘어나고 국내총생산(GDP)도  0.85%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GDP는 0.2~ 0.4% 증가하는 반면 중국의 GDP는 0.8%~ 2.5% 감소하여 미국 입장에서 보면 미중 무역전쟁을 지속할 유인이 존재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죄수의 딜레마로 귀결된다고 가정할 때 한국의 대미·대중 수입품에 대한 최적관세율은 현행대비 2~3%p 인상되는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양국의 보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미중 무역전쟁에서 한국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관여하지 않는 것이 최적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한국의 수출과 GDP는 교역조건 효과와 미중 기업의 생산거점 재조정 효과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역조건 효과는 미·중이 서로 관세율을 인상하면서 미국과 중국 수출품의 비교우위가 약화되고, 한국의 수출품의 비교우위가 개선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생산거점 재조정 효과는 수출기업에서 내수기업으로의 전환되는 효과를 말한다.

이를테면 관세율이 높아지는 경우 교역조건 효과에 따라 미국의 대중 수출기업과 중국의 대미 수출기업은 수익이 악화된다. 반면 각국의 내수 기업의 수익은 증가해 내수 시장으로 진입하는 기업은 늘어나게 되면서 생산거점 재조정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한경연은 이러한 효과에 따른 시나리오 4가지를 가정했다. 생산거점의 재조정효과가 교역조건 효과보다 강하게 작용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0.56% 감소하고 GDP는 0.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여기에 중국이 대미 반도체 수입을 2배로 확대하고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는 시나리오로 간다면 한국의 수출은 2.3%, GDP는 1.7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로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관세 25%까지 부과한다면 한국의 수출과 GDP는 각각 3.1%, 2.33%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한국이 외교적 노력을 통해 수출품에 대한 규제를 제거하고, 수출기업이 미·중 내수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면 수출은 1%, GDP는 0.85%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조경엽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기회는 우리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국가에게 열려있는 만큼 기술향상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제고하는 노력이 요구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현재와 같은 투자환경에서 비교우의를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규제개혁, 노동개혁, 법인세 인하, R&D 지원 등을 통한 투자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에 관세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확대된다면 게임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 뿐만 아니라 민간 외교력을 총동원해서 총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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