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결렬 소식에 남북경협주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건설주를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4일 보고서에서 "현 정부 대북정책의 경제적 목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라며 "국내 대형사 중 HDC현대산업이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고, 유진기업이나 태영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8일 오후 경협주 대부분이 두 자릿수 하락했고 대형 건설업종의 낙폭도 컸다. 아난티(-25.83%), 현대엘리베이터(-18.55%)를 비롯해 HDC현대산업(-6.87%), 현대건설(-8.04%), 삼성엔지니어링(-2.48%) 등이 하락했다.
채상욱 연구원은 "건설업 대형주의 경우 대북 대장주라 할 아난티, 현대엘리베이터 만큼의 하락은 아니었다. 이는 반대로 건설 대형주의 낮은 대북 익스포져를 뜻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는 '신도시 확대, 구도심 재생'이 현 정부의 목표인데, 북미협상 결렬 하나에 모든 투자 아이디어가 소멸된 듯한 주가하락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 신도시 확대 정책 수혜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며 "HDC현대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형주는 해외수주 증가, 15년 만의 3기 신도시라는 양대 산업적 투자 아이디어와 장래 수익성 확보, 배당성향 확대 기대라는 질적 개선 아이디어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은 △경협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낮으면서 △해외수주에 대한 가시성이 높거나 △인프라 투자 확대 시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 등을 건설업종 투자포인트로 꼽으면서 HDC현대산업,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금호산업, 맥쿼리인프라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라진성 연구원은 "설사 빠른 시일에 3차 회담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최소한 재제완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경협 모멘텀은 소멸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건설업종 투자포인트는 해외수주와 인프라 투자 확대"라고 분석했다.
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제재완화 합의를 전제로 남북경협을 본격화하려던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남북경협을 경제성장의 돌파구로 활용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라며 "정부는 '정부 주도의 건설투자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경협과 무관한 순수 해외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플레이어도 업종 내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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