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에틸렌 가격 상승에 '반색'
롯데케미칼, 에틸렌 가격 상승에 '반색'
  • 이형석 기자
  • 승인 2019.03.03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케미칼이 이달 미국 에탄크래커(ECC) 공장 가동을 앞두고  손익분기점 부근까지 떨어졌던 에틸렌 마진율이 최근 2배 이상 개선되면서 반색하고 있다

3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공장(ECC)가 이달 중 완전히 가동된다. 같은 부지에 지어진 EG(에틸렌글리콜) 공장은 지난달 이미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공장은 투자금액만 3조원, 공사기간만 5년이 걸린 한국 화학기업 최초의 북미 대규모 직접 투자 사업이다. 정상가동 되면 롯데케미칼은 에틸렌만 연산 100만톤, EG는 연산 70만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미국 공장 가동으로 롯데케미칼의 연간 매출액이 1조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문제는 북미 ECC 가동을 앞두고 시작된 시황침체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화학 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다운사이클(시황 악화)에 접어들었다. 특히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격과 원료가격의 차이)는 10월 한때 톤당 30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손익분기점(BEP)까지 위협받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 역시 연간 2000억원으로 보던 미국공장의 영업이익을 1000억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수년간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왔던 롯데케미칼로서는 미국ECC를 가동하면 몸집은 커지지만 외려 수익성은 악화되는 상황에 처했다. 화학산업이 일정한 사이클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오간다지만 야심찬 투자 사업이 시작부터 수익이 나지 않으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 조짐을 보이는데다가 가장 큰 수요처인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화학시황도 개선되고 있다. 2월 셋째주 에틸렌 가격은 톤당 1145달러로 전주 대비 5달러 상승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85달러 떨어졌지만 한달 전에 비해서는 140달러가 올라 최악의 상황에선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마진율 역시 대폭 개선됐다.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격과 원료가격의 차이)는 톤당 653달러로 한달 전과 세달 전에 비해 각각 102달러, 310달러 올랐다. 

에틸렌 마진 개선을 가장 반기는 기업은 롯데케미칼이다. 미국공장이 가동된 후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국내외 연산 450만톤까지 올라간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기업 중에서 가장 크며 세계에서도 7위 수준이다. 화학산업의 기초원료인 에틸렌 생산 규모는 곧 화학업체의 순위를 판가름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하반기 화학시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2016~2017년 기록한 영업이익 2조원 시대도 일찍 마감했다. 지난 2년간 7000억원 내외를 기록하던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1016억원까지 급감했다. 

다만 미국공장을 비롯 외형 확장이 계속되는데다가 최근 시황 개선까지 뒷받침되면서 롯데케미칼은 올해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미국공장은 한국 석유화학사 최초로 미국 초대형 화학설비 투자를 했다는데서 의미를 가진다"며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료다변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