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 장기화'에 분양시장 열기 '뚝'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에 분양시장 열기 '뚝'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03.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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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분양시장 열기도 가라앉는 분위기다.

3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분양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청약한 6개 단지(민간 일반분양) 중 절반인 3개 단지만이 1순위에서 마감하고 나머지 절반은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두 자릿수에 달했던 평균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총 2721가구 일반분양(특별공급 제외)에 총 1만696명이 신청해 전체 평균 청약 경쟁률은 3.93 대 1에 그쳤다. 1월엔 20 대 1, 지난해 2월엔 15 대 1을 기록했었다.

그동안 분양시장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싸다는 생각이 확산하면서 소위 로또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규제 영향으로 집값이 장기간 하락해 분양가와 차이가 작아지자, 분양을 받아도 집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적어졌다.

청약 규제와 대출 규제가 강해지자 대기수요의 청약통장 사용이 신중해져, 분양가가 다소 높거나 입지가 탁월하지 않은 곳은 청약에서 외면받는 것이다.

대우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에 공급한 검단 센트럴푸르지오는 1439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1순위에서 1154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2순위 청약에서도 무려 283가구가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청약을 마쳤다. 이 아파트는 검단 신도시의 첫 1군 브랜드 단지로 관심을 끌었다. 최근 인천 지역 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진 데다 분양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신영이 인천 부평구에 선보인 부평 지웰에스테이트도 145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111명이 지원해 미달했다. 이튿날 2순위 청약에서 가까스로 잔여 가구 청약을 마쳤으나 최종 1.21 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 분양은 더 심각하다. 다인종합건설이 전남 해남군에 분양한 해남 센트럴파크는 88가구를 분양했는데 1순위에 단 8명만이 신청했다. 2순위에서도 4명이 더 신청하는 데 그쳐 분양 물량의 86%인 76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 분양시장은 그나마 성적이 양호하다. 효성이 서대문구 홍제3구역에 공급한 홍제역 해링턴플레이스와 노원구에 분양한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는 각각 11 대 1, 12 대 1의 경쟁률로 모두 1순위 마감했다.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서울은 대기 수요가 많아 청약에서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이 장기간 하락하면서 지금 분양을 받아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줄어들면서 청약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싸지 않거나 공급이 많고 입지가 약한 지역은 청약 수요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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