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현행 연 1.75% 유지
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현행 연 1.75% 유지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9.02.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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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월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이후 3개월째(통화방향결정 금통위 2회) 동결이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의 주요 요인으로 수출 증가세 둔화와,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 감소를 꼽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8일 금통위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금리 인상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최근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불거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 직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지난달보다 국내 경기 인식이 후퇴했으며 소비자물가도 당분간 0%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통방문에서는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지난달 문구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또 국내 설비 및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판단했다. 수출 증가세 둔화는 지난달에 없던 문구다. 지난달보다 경제 상황이 악화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경제동향 발표에 따르면 1월 중 수출(463억달러, 통관기준)은 반도체, 석유류제품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했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일부 금통위원은 한은이 잠재성장률을 기존 2.8~2.9%보다 낮춘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중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상승해 전월(1.3%)에 이어 오름세가 대폭 둔화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은 1.0%(전년동월대비)로 전월(1.1%)에 이어 1% 내외의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경제지표가 둔화되고 있어서 이런 말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상황과 지표 움직임을 볼 때 1월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성장률 전망뿐만 아니라 금융안정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뒀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주열 총재가 1월에 이어 중립적 스탠스를 유지해 중립 스탠스를 보다 공고히 하는 모습이었다"며 "현 기준금리가 여전히 완화적 범위 내에 있다는 발언과, 미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을 시사했지만, 금리정책 방향은 정상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 등을 보면 중립스탠스가 오래 지속할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통위처럼 경기가 좋아진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쁘게 보고 있지 않다는 듯한 발언을 했고, 동시에 물가가 낮아질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이로 인해 형성될 수 있는 완화 기대를 차단했다. 가계대출을 언급하며 금융안정을 강조해 인하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며 중립적인 상황임을 설명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글로벌 전반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통화정책 기조가 금통위 통화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과 금융시장 안정성의 긴급성 여부, 낮은 물가 경로와 통화정책 방향성 여부가 핵심 논의 사항이었다"며 "이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당분간 금리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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