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 회장 4연임으로 최다 회장직 유지..국정농단 여파로 위상 저하
허창수, 전경련 회장 4연임으로 최다 회장직 유지..국정농단 여파로 위상 저하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02.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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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허창수 회장/사진:전경련
전경련 허창수 회장/사진:전경련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재계 대표 이익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직을 4연임하며 위기의 전경련을 이끌어 간다.

전경련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스캔들에 휘말려  과거의 위상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회장직을 맡기 꺼려하는 분위기다.

전경련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58회 정기총회에서 37대 회장으로 허 회장을 단독 추대하고 공식 선출했다. 허 회장은 2011년 33대 회장으로 전경련 수장이 된 이후 3번의 연임으로 36대 회장직까지 떠맡았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되면서 허 회장은 10년간 전경련 회장을 맡았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회장직 최다 임기 기록을 갖게 됐다. 정관에 따라 2년 임기인 점을 감안하면 허 회장은 2021년까지 전경련을 이끌게 된다. 

전경련 회장직이 10년간 허 회장의 '독무대'가 된 배경은 전경련의 급격한 위상 추락과 무관하지 않다. 전경련은 과거 삼성, 현대차, LG, SK 등 주요 대기업을 회원사로 두면서 정부 조직과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재계 맏형으로 손꼽혔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과 함께 재계 대표단체로 주목받았지만 지난 박근혜 정부시절 '국정농단' 스캔들에 휘말린 게 화근이었다. 

국정농단 주범인 최순실이 대기업을 상대로 사실상 '강제' 수준으로 후원금을 모집한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의 설립 과정에 전경련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으로 '정경유착' 주범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른바 '적폐' 낙인이 찍인 이후부터는 삼성, LG, SK, 현대차,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줄줄이 회원사에서 탈퇴했다. 대기업 회원사들의 잇딴 탈퇴로 연간 수백억원 규모의 운영비가 부족해지자 전경련의 규모도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임원진 대부분이 사퇴했으며 능력있는 직원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났다. 

2017년 5월 새 정부가 들어섰으나 '전경련 패싱'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정부 혹은 국회 주관으로 경제계와 만나는 자리에서 대한상의, 경총, 중기중앙회 등의 다른 경제단체는 참석하는 반면 전경련은 번번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관에서 열린 정부 합동 신년회에도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등은 참석했지만 허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경련을 배제한 것을 두고 정부는 '전경련 패싱'을 의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 위상이 추락한 전경련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2017년부터 위기가 닥쳤을 때마다 허 회장은 전경련을 떠나지 않았다. 2017년 2월 열린 총회에서도 후임 회장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연임했으며 2019년에도 회장직 연장을 받아들였다. 

허 회장은 취임사에서 “전경련이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아직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앞으로 국민들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은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소통하며 사회통합을 이뤄가야 할 때”라며 “전경련도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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