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호황 '반도체' 올해는 IT부진에 '역성장' 예상
지난해 사상 최대 호황 '반도체' 올해는 IT부진에 '역성장' 예상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02.2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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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사상 최대인 약 528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주된 요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IT산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메모리 시장이 부진을 거듭,  전년에 비해 3% 가량 줄어들어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2018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4687억7800만달러(약 528조원)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4122억달러)보다 13.7% 늘어난 수치다. 성장률은 2017년의 21.6%보다 7.9%포인트 하락했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전체 반도체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이 지난해 시장 규모 2828억6300만달러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에는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기업이 다수 포진돼 있다.

그 외 지역에서는 △미국(1029억9700만달러) △유럽(429억5700만달러) △일본(399억6100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성장폭이 가장 큰 곳은 16.4%를 기록한 미국이며 아시아·태평양 13.7%, 유럽 12.1%, 일본 9.2%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27.4% 성장한 1579억6700만달러였다. 메모리를 제외한 집적회로(IC) 제품 중에서는 아날로그(588억달러), 마이크로(672억달러), 로직(1093억달러) 등의 시장 규모로 조사됐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2017년에는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급부족에 시달리며 '슈퍼사이클(초호황)'을 겪어 전년 대비 성장률이 61.5%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캐파 증설로 공급부족 현상이 완화되면서 성장 속도가 다소 더뎌졌다.

WSTS는 지난해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간 전세계 반도체 시장이 올해는 감소세로 돌아서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에다가 글로벌 IT 업계의 전반적 수요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보고서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4545억47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3%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이 5.8% 감소하며 가장 큰폭으로 쪼그라들고 아시아·태평양 -3.0%, 유럽 -0.3% 등의 시장 축소가 예상된다. 일본은 유일하게 1%대의 소폭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반도체 시장이 쪼그라든 가장 큰 원인은 성장동력이었던 메모리 하락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WSTS도 보고서를 통해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는 1355억57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4.2%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모리 업계를 대표하는 국내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면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 계획에 대해 "추가 증설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나 신규 팹 건설 기반으로 설비투자 비중은 감소하고 인프라 비중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이천 M16팹 신규 건설처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투자를 제외한 장비투자는 올해에 40% 가량 줄일 방침이다. 다만 향후 차세대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같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는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 반도체 팹 4개 신축과 장비·소재·부품 협력사 50여개가 입주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경기도 용인으로 점찍고, 부지 선정이 마무리되는 2022년부터 12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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