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노동계가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반대하는 이유는?
[포커스]노동계가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반대하는 이유는?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9.02.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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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우수한 LNG선박, 잠수함 건조기술 다 빼앗겨" "거제지역 경제파탄 불보듯"
금속노조제공
금속노조제공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추진과 관련, 노동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0일 투쟁선포식을 열고 강력한 대정부·대자본 투쟁을 선포했다. 전국에서 모인 노조 확대 간부 2,000여 명은 오는 3월 6일 민주노총 총파업 조직을 결의했다.

노조 투쟁선포식에서 조재영 노조 대우조선지회 부지회장은 “대우조선 매각으로 탄생하는 매머드급 조선소는 과연 누구를 위한 조선소”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 부지회장은 “대우조선은 매각 과정에서 우수한 LNG 선박과 잠수함 건조 기술을 다 빼앗길 것이다. 대규모 정리해고와 경남과 거제 지역 경제 파탄은 불 보듯 뻔하다”라고 비판했다.

조재영 부지회장은 “지회는 현대중공업 사측이 보내는 실사단을 옥포조선소에 한 발짝도 들이지 않는 투쟁을 벌이겠다”라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 반발 기운이 감지됐다.

금속노조와 김종훈 민중당 의원실, 이정미·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현대중공업 대중조선 인수 문제점 진단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합병하는 결과로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언과 함께 이번 인수·합병이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일가에 대한 '특혜'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합병은 한국산업은행이 주장하듯이 '빅2'로의 조선산업 개편이 아닌 사실상 '슈퍼 빅1'의 탄생이라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산업은행의 주장대로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의 빅3 체계가 빅2로 개편돼 과잉경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슈퍼 빅1의 등장으로 독점체제의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발제자로 나선 송덕용 회계사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합병이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 변화와 승계를 위한 과정'이라고 규정하고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정몽준 이사장 등 대주주에게 막대한 특혜가 주어진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송 회계사는 보수적으로 산정된 자구계획안보다 대우조선의 실제 실적이 더 좋아진 상황을 예로 들며, '대우조선이 과거의 부실을 정리했는데 이 경영정상화의 혜택이 현대중공업에게 돌아가게 됐다'고 밝혔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은 7조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했음에도 이번 매각으로 단기적인 현금 회수는 없고 향후 대우조선의 경영회복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현대중공업이 가져가게 된다는 것이다.

또 송 회계사는 현대중공업이 인수과정에서 대우조선의 수익성이 높은 사업 부문을 분사해 대주주가 높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 측의 자회사로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사회자로 나선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대우조선이 언제까지 공기업으로 남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매각을 무조건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매각이 가능한 조건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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