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격차 최악, 소득주도 성장 갈길 멀다..하위 계층 소득 6년전으로 후퇴
소득격차 최악, 소득주도 성장 갈길 멀다..하위 계층 소득 6년전으로 후퇴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2.21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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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월 21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소득분배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기재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월 21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소득분배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기재부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고 소득 분배가 더욱 나빠졌다.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 성장의 구호가 무색하다.

지난해 4분기, 저소득층인 1분위 계층이 많은 임시직은 17만 명 줄어들었고 제 1분위 계층에서 취업한 가구원 수도 0.81명에서 0.64명으로 뚝 떨어졌다.

다만 1분위 근로소득이 36.8%나 줄어든 데는 한 해 전인 2017년 4분기의 근로소득이 추경 등의 영향으로 20% 이상 늘어났던 효과도 더해졌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60만6000원으로 전년동분기 444만5000원보다 16만1000원(3.6%) 증가했다. 실질소득증가율은 1.8%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소득 상하위 계층의 소득격차가 더 벌어져 역대 최악을 기록한 것 하위 20%(1분위)의 소득은 6년 전 수준으로 크게 후퇴한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는 사상 최고 소득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빈부격차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소득에서 상하위 계층의 소득 증감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지난해 '고용쇼크'가 소득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 아래 소득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소득 쏠림현상마저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이 전년동분기보다 6.2% 증가했으며 이전소득도 11.9%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재산소득도 4.9% 껑충 뛰었다. 반면 사업소득은 같은 기간 3.4% 감소했다. 경조소득이나 퇴직수당과 같이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비경상소득은 전년동분기대비 55.3%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 부진의 심각성도 보여준다.

전체 소득 가운데 사업소득은 3.4% 줄어 13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에서 8.6%, 그다음 계층인 2분위 계층은 18.7% 줄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컸다.

영세 자영업을 많이 하는 계층의 소득이 더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2분위 가구 중 자영업 비중은 1년 전에 비해 5%포인트 가까이 줄고 무직 가구 비중은 2%포인트 늘었다.
 

전체적인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분위별 소득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47배를 기록하며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양계층간 소득차이를 나타낸다.

실제 1분위와 5분위 소득규모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3만8000원으로 전년동분기 150만5000원보다 26만7000원(-17.7%) 감소했다. 

이는 4분기 연속 감소세이자, 2003년 통계집계 이후 같은 4분기 기준으로 볼 때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특히 1분위 소득규모는 2012년(127만1000원)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소득감소는 근로소득이 43만1000원으로 전년동분기보다 36.8%나 감소해 일자리 감소에 따른 소득감소가 큰 타격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소득도 20만7000원으로 같은기간 8.6% 감소해 소득감소를 이끌었다. 반면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이전소득은 58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 증가했다.

1분위는 비소비지출 감소(-9.9%)에도 불구하고 전체 소득이 크게 줄면서 처분가능소득도 전년동분기보다 19.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분가능소득은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소비지출을 뺀 것으로 가구의 소비여력을 나타낸다. 이는 소득이 줄어든 가운데 소비에 쓸 여윳돈마저 줄어들며 저소득층의 가계살림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932만4000원으로 전년동분기 845만원보다 87만5000원(10.4%) 증가해 4분기 기준 역대 최고 소득증가율을 기록했다.

근로소득이 688만6000원으로 전년동분기보다 14.2% 껑충 뛰었으며, 사업소득도 179만5000원으로 같은 기간 1.2% 증가했다. 재산소득은 20.3% 감소했으나 이전소득은 0.8% 증가해 전체 소득증가에 기여했다.

5분위 비소비지출은 전체 계층 중 가장 높은 증가율(17.1%)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소득이 크게 증가하면서 처분가능소득도 8.6%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위 40%인 2분위 소득도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 2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77만3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4.8% 감소했다. 2003년 통계집계 이후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2분위는 사업소득(-18.7%)과 재산소득(-43.8%)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3분위와 4분위는 각각 411만원, 557만3000원으로 1.8%, 4.8%의 소득증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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