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예탁원 "삼성전자·한진칼, 전자투표 도입 문의..SK하이닉스는 도입 가능성 높아"
[증권가]예탁원 "삼성전자·한진칼, 전자투표 도입 문의..SK하이닉스는 도입 가능성 높아"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9.02.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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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한진칼이 한국예탁결제원에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 도입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전자투표는 주주총회장 방문없이 온라인서 의결권을 행사는 방식이다. 소액주주의 주총 참여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20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간담회에 참석한 이명근 의결권서비스부 부장은 "삼성전자와 한진칼이 전자투표 도입과 관련해 문의했다"며 "아직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K하이닉스는 올해 전자투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전자투표 도입은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의 큰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작년 5월 액면분할(액면가 50대 1로 분할)을 통해 소액주주가 급격히 늘었다. 액면분할 전인 작년 3월말 주주는 24만여명이었는데, 액면분할 이후에 9월말 기준 66만여명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작년 3월에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주총에는 800여명이 참석해 앉을 자리가 모자랐다. 이 때문에 주주와 주총 편의를 위해 전자투표를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명근 부장은 "현재 삼성전자 주주는 78만여명으로 파악된다"며 "기존대로 오프라인 주총을 한다면 표집계에만 하루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칼의 전자투표 도입 여부도 주목받고 있는 사안이다. 한진칼 2대주주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는 이달 7일 한진칼과 한진 이사회에 전자투표를 실시한 것을 제안했다. 업계는 한진칼과 한진의 경영 감시에 나선 KCGI가 주총에서 벌어질 수 있는 '표싸움'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한다. 한진그룹은 아직 전자투표 도입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다음달 정기 주총 시즌에는 2017년말 섀도보팅 폐지에 따라 의결 정족수 부족을 겪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 섀도 보팅은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주총에서 나온 찬반 비율대로 실제 투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하지만 주주권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그 결과 작년 주총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안건을 처리하지 못한 상장사는 76곳이나 됐다.

이병래 사장은 "섀도보팅 폐지 이후 전 방위적인 주총 활성화 정책을 펼쳐왔다"며 "주총 특별지원반을 올해도 설치해 주총이 원만히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예탁원은 주총 의결권행사 집계나 전자위임장권유 대행 서비스 도입도 검토한다. 

이 사장은 올해도 최우선 목표를 9월 도입되는 전자증권제도의 안착으로 정했다. 전자증권제도는 실물(종이) 증권을 발행하지 않고 증권에 대한 권리를 전자등록부에 등록해 발행하고 유통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증권의 발행·관리비용은 물론 주식 발행 기간이 줄어 증권거래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투자자(5811억원), 발행회사(2619억원), 정부감독기관(1443억원) 등 이해관계자가 5년간 9045억원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병래 사장은 "전자증권을 도입하면 자본시장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보안성을 갖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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