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삼성전자 목표가 상향..반도체 등 하반기 되어야 실적 향방 가늠
증권사, 삼성전자 목표가 상향..반도체 등 하반기 되어야 실적 향방 가늠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9.02.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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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확신보다 최근 국내 증시가 호전된 점을 더 반영한 결과다. 여전히 업황 개선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적어도 하반기는 돼야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전망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월 들어 한국투자·미래에셋대우·NH투자·KB·하이투자증권 등 14개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3% 상향한 5만2000원으로, 미래에셋대우는 10% 올린 5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1월 초 목표주가가 연이어 하향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3% 올랐다. 부진했던 실적과 악화한 반도체 업황과는 다소 괴리되는 주가 흐름이라 증권업계는 이를 두고 '부담스러운 상승세'라고 보고 있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최근 국내 증시 회복세를 견인한 외국인 순매수 등의 수급 영향이 컸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업황 악화에도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해 투자 전략적으로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반도체 업황은 작년보다 올해가 나을 것이란 기대가 다수다. 이런 기대도 최근 주가 흐름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삼성전자 주가가 1년 가까이 하락하면서 반도체 업황 부진을 선반영했다는 인식도 있다.

그런데도 반도체 수요 회복 수준과 그 시점은 불분명하다. 빠르면 2분기, 또는 하반기로 업황 개선 시점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올리면서도 반도체 부진에 1분기 실적 추정치를 기존보다 약 15% 수준으로 하향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디램(DRAM) 가격이 전 분기 대비 22%, 2분기는 16%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보다 악화한 전망이다.

업황 변수가 크다 보니 증권사 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괴리가 크다. 예를 들어 하이투자증권의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은 31조8000억원에 불과한 반면, 삼성증권의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40조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 중 반도체 출하 역성장으로 2분기에도 반도체 가격 급락과 함께 관련 업체의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까지 디램이나 낸드 주문이 전혀 개선될 기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업황은 2분기까지 재고를 충분히 소진시키는데 성공해야 3분기부터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실적은 1분기 바닥을 형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향후 주가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높아진 재고를 소진하기에 한계가 있어 하반기까지 디램 가격 하락이 지속할 위험이 높다"며 "최근 높아진 밸류에이션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으나, 이익추정치를 고려했을 때 주가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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