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금지 선언 미국,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기업엔 호재인 까닭?
리베이트 금지 선언 미국,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기업엔 호재인 까닭?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2.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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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미국에서 제약사 리베이트 제공행위가 금지될 예정이어서, 미국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에 진출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청신호가 켜졌다.

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최근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제공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법안은 60일간의 입법예고와 국회 통과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2020년 1월부터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 리베이트는 약값의 26~3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리베이트를 없애면 소비자는 그만큼 저렴한 비용에 약을 구입할 수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현재 오리지널약 우선 처방을 위해 제약사들이 보험사와 PBM(Pharmacy Benefit Manager)에 제공하는 리베이트가 금지돼 오리지널약 처방 독점구도를 깰 수 있다. 대신 값싼 바이오시밀러가 보험목록에 오를 공산이 커진다. PBM은 제약사와 보험사를 연결짓는 중간자로서 보험사 대신 제약사와 약값과 리베이트 금액을 협의하고 보험약 처방목록을 정하는 막강한 위치에 있다.

미국 정부는 이 법이 발효되면 미국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공공보험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사보험보다 공보험이 정부가 관여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공공보험 시장은 전체의 30% 비중이다. 트럼프 정부는 리베이트 근절 의지를 꾸준히 표명한 만큼 장기적으로 사보험도 리베이트 금지가 적용될 공산이 높다.

이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게 호재가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같은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는 사보험 체계에서 폭발적이진 않지만 점진적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이는 사보험을 꽉 잡고 있는 오리지널사의 리베이트 행태 때문이란 지적이다. 스콧 고틀립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보다 가격이 낮지만 결국 오리지널약 처방시 제공하는 리베이트가 있을 것"이라며 복제약 처방률이 낮은 이유를 리베이트 때문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최대 드러그스토어인 월그린과 종합유통업체 크로거는 지난해 6월 '레미케이드'를 판매하는 얀센과 모기업 J&J를 상대로 독점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두 회사가 보험목록에 바이오시밀러를 배제하도록 보험사와 계약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사는 그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이자와 뉴욕식료품노동조합도 각각 J&J를 상대로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과도하게 높은 약값과 가격인상에 따른 보상시스템이 미국인들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처방약값을 낮추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며 약값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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