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최대 이슈 '25% 수입차 관세' 올해 상반기 결정..최악의 경우 약 11조 타격
미국, 자동차 최대 이슈 '25% 수입차 관세' 올해 상반기 결정..최악의 경우 약 11조 타격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02.0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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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현대차
자료사진-현대차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조만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의 관련 보고서가 이들 중순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자동차 업계 긴장감도 더해가는 모습이다.

7일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이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 자동차 산업 무역수지는 최대 98억 달러(약 11조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방어하려면 무관세 물량을 일정 부분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업계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한 상무부 보고서가 이달 19일 전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접수 후 90일 이내에 관세부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 관세부과가 이뤄질 수 예단할 수 없으나 업계에서는 3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별도 협약이 없는 모든 수입차에 20~25%의 관세를 부과하는 1안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전기차·공유차 유관 기술 'ACES'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2안 △1안과 2안의 중간 수준의 제재를 가하는 3안이다.

웬디 커틀러 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대표 역시 지난달 29일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2019 글로벌 통상전쟁 전망과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이같은 3가지 시나리오를 거론하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1안이다. 미국 정부가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연간 자동차 수출량의 40% 이상을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2017년 기준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 물량은 104만2775대다. 연간 수출량 253만194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업체별로는 현대·기아차가 75만7000여대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실제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 새로운 무역협상을 하며 연간 260만대에 한해 수입시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부과 움직임이 사실상 일본계 완성차 브랜드를 겨냥한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무관세 자동차 수출량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량을 감안하면 연간 최소 100만대 이상은 받아내야 그나마 피해를 비껴갈 수 있다.

2안의 경우 ACES 분야에 대한 선택적 관세 부과여서 국내 자동차 수출에는 영향이 덜 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는 첨단 분야 자동차보다 기존 내연기관 승용차가 대부분이다. 다만 최근 전기차나 커넥티드카 등 자동차 부품 분야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2안이 실행되면 미래차 산업 육성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는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업계는 미국 고위 관계자들과 연이어 접촉하며 총력 대응하는 모습이다. 김현종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지난달 30일 무역확장법 232조 면제의 당위성을 설득하고자 워싱턴DC를 방문했다.

김 본부장과 정 회장은 이 기간 동안 맷 블런트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 회장, 리 고든 GM 수석부사장, 데이빗 고색 미국상공회의소 부회장 등을 면담하고, 한국이 232조 조치 대상에서 면제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국내 업계 중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지난해 9월 미국으로 향해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면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또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도 내년 수출 목표를 202만대로 잡으며 관세·통상 관련 문제에 정부가 나서주길 부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수입차 관세가 발동될지 가늠하기 힘들다"며 "미국이 무관세 허용물량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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