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지난해 수출액 4억 달러 돌파..중국-동남아는 물론, 미국 유럽서도 인기
라면 지난해 수출액 4억 달러 돌파..중국-동남아는 물론, 미국 유럽서도 인기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9.02.0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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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농심
자료사진=농심

 

지난해 라면 수출액이 4억달러를 돌파했다. 농심을 비롯한 라면업계의 해외 마케팅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희소식이다.

라면 수출액은 2012년 2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6년 만에 2배 늘어났다. 중국, 동남아 지역과 더불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매운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수출 성장을 이끌었다.

수출 실적에 집계되지 않는 현지 생산 법인 매출까지 합치면 라면이 해외에서 올린 매출은 9억달러 이상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6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4억1300만달러(4617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억8100만달러(4257억원)에 비해 8.4% 성장한 수치다.

농심의 경우 지난해 12월 발표한 실적자료를 보면,  해외실적이 전년 대비 18% 성장한 7억 6천만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과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법인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으며, 수출 또한 늘어나 연간 최대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농심은 “정체된 국내 라면시장 돌파구는 해외시장에 있다”는 구호 아래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신라면을 공급한 이후, 코스트코, 크로거 등 메인 유통사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농심의 미국사업 실적은 12% 성장한 2억 2,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사드 이슈를 극복하고 전자상거래와 대도시 중심의 판매를 늘려 전년 대비 23% 성장한 2억 8,000만 달러 실적을 올렸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판매를 강화하고 신라면 데이, 신라면 키친카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혐한기류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고, 호주에서도 교민시장과 현지시장을 두루 공략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국가에서도 현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매출이 급증했다.

농심 해외사업의 주역은 단연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월마트와 코스트코, 아마존, 알리바바 등 세계 최고의 기업이 선택하는 한국 식품 브랜드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같은 브랜드 파워를 통해 신라면은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첨병역할과 기존 시장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주력상품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라면은 올해 약 2억 8천만 달러의 해외매출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농심 관계자는 “내수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잠재력이 큰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게 식품업체들의 필수 과제이자 경쟁력”이라면서, “한국의 매운맛으로 식품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는 신라면을 중심으로 라면한류 열풍을 계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내년 해외사업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16% 높은 8억 8,500만 달러로 잡았다.

농심 관계자는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고 10여년 간 서부 및 교포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왔다면, 지금은 동부 대도시를 비롯해 북부 알래스카, 태평양 하와이까지 미국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했다”며, “신라면은 이제 한인 사회를 넘어 미국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사가는 글로벌 제품 대열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내년 농심의 미국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된다. 농심은 12월 중으로 LA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하고 내년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새로 구축하는 라인은 용기면 전용으로, 성장세인 미국 용기면 시장을 정조준 한다. 현재 봉지면 2개 라인, 용기면 3개 라인을 갖춘 농심 LA공장은 용기면 1개 라인이 더 늘어나면서, 용기면 중심의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미국 라면시장은 연간 12억 달러 수준으로, 용기면과 봉지면의 시장 규모가 비슷하다. 미국은 전자레인지 식품 조리가 대중화돼 있기 때문에 간편하게 즐기는 용기면 시장 전망이 더 밝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농심은 신라면큰사발, 신라면블랙사발, 육개장사발면, 김치사발면 등 용기면 제품 전체를 전자레인지용으로 현지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농심은 일본 토요스이산(46%)과 닛신(30%)에 이어 15%의 점유율로 미국 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2%에 불과했지만 최근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빠른 속도로 원조인 일본 라면을 따라잡고 있다.

신동엽 미국법인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남미까지 다양한 고객층이 농심 제품을 찾고 있다.”며 “농심의 제품력과 체계적인 생산-유통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년 내 일본을 넘어 미국시장 1위에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라면수출은 2017년 1억달러를 돌파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던 중국 수출액이 9300만달러(1040억원)로 9.6% 감소한 반면 미국과 일본의 라면 수출액이 각각 5035만달러(563억원), 3168만달러(354억원)로 전년 대비 각각 22.6%, 24.6% 신장했다.

이밖에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홍콩 라면 수출액이 10~20%대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강세가 지속됐다.

유럽 시장의 성장도 눈에 띈다. 영국은 지난해 수출액이 1000만달러를 넘기며 전년 대비 16.1% 성장했고, 러시아, 독일, 네덜란드가 전년 대비 각각 30%, 54%, 23.2% 늘었다.

업계에서는 라면 수출이 호조를 보인 이유로 단연 매운 라면에 대한 인기를 꼽는다. 

'불닭시리즈'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은 지난해 3분기까지 전체 수출 실적이 1550억원으로 2017년 기록했던 205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수출액 중 불닭시리즈의 점유율은 80% 후반대다. 지역별로 보면 매운 맛을 좋아하는 중국(50%)과 동남아(30%)에서만 80% 이상이 수출되고 있으며, 미주 지역에서도 11%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일본에 현지 판매법인 '삼양 재팬(SAMYANG JAPAN)'을 설립하고 일본 내 불닭브랜드 수요 증가에 따라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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