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비은행 '자산운용'+부동산신탁사 관심..전담조직도 신설
우리금융지주, 비은행 '자산운용'+부동산신탁사 관심..전담조직도 신설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9.02.0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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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가 설 연휴 이후 비은행부문 M&A(인수합병) 등 몸집 불리기 작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전담 조직(부서 단위)을 신설했다. 

우리금융의 당면 과제는 은행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자산 기준으로 은행 비중은 98%로 압도적이다. 과거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보험), 우리F&I(현 대신에프앤아이),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와 경남, 광주 등 지방은행을 매각한 결과다. 

우리금융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비은행 부문은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다. 금융지주사 전환에 따라 엄격해진 자본 규제 때문에 재출범 원년인 올해에는 중소형 M&A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우리은행은 복수의 부동산신탁사와 접촉해 인수 적합성을 검토하기도 했다. 자산운용사 인수 대상 후보로는 동양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등이 거론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출범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처음 1년은 표준등급법으로 전환 문제가 있어 작은 규모로 자산운용사나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정도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규모 있는 회사는 직접 인수가 어려우면 다른 곳과 같이 참여해서 지분을 가지고 있다가 내년에 자본비율이 회복되면 우리가 50% 인수하는 방식이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우리은행이 보유한 아주캐피탈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아주캐피탈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을 지주사에 편입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아주캐피탈 지분 74.04%를 인수한 웰투시제3호사모투자합자회사의 지분 50%를 갖고 있다. 우리은행을 비롯해 키움증권, 신영증권, IBK캐피탈이 웰투시에 공동 출자했는데,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자회사 편입도 올해 상반기 중 진행된다. 우리종금은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지주사 출범 이후 2년 이내에 자회사로 편입돼야 한다. 우리카드는 현재의 손자회사(우리은행 지분 100%) 상태로 둬도 문제가 없지만 손 회장은 자회사 전환을 서두르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또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인가를 빠르면 이달 중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종금 증권사 전환 인가 신청은 2월 13일 우리금융지주 재상장 작업이 끝나야 추진할 수 있다"며 "종금사의 증권사 전환은 금산법상의 전환 인가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지주사 전환에 따라 엄격해진 자본 규제 때문에 재출범 원년인 올해에는 수조원 단위의 대형 M&A를 시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신설 금융지주사는 최소 1년간 회계상 상대적으로 엄격한 표준등급법이 적용돼 기존 은행 시절 내부등급법을 이용하는 것보다 자기자본비율(BIS)이 4%가량 낮게 산출된다.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 재전환을 허용하기 위해선 최소 1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020년이 돼야 대형 M&A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비은행 금융사 중 매력적인 매물은 많지 않다"며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상황을 지켜보거나 물밑 협상을 해가면서 인수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우리금융 잔여 지분 매각도 관심 사항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축사를 통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잔여지분(18.4%)을 조속히 매각하겠다"면서 "완전 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는 잠재 매물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정부 간섭에서 벗어나 완전 자율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금융 주가가 한단계 레벨업되는 계기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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