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반도체' 시장 주춤..수출 주도 성장 추세 꺾여
'중국-반도체' 시장 주춤..수출 주도 성장 추세 꺾여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2.04 1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우리나라 수출은 463억5000만달러(약 51조8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8% 감소했다.

한국 수출을 지탱하던 중국시장과 반도체가 주춤하면서  수출이 두달 연속 감소했다.

정부는 수출 하락 국면이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에 따라 하반기에 안정화할 것이라고 봤지만 미중 무역갈등 등 외부변수에 출렁이는 구조 속에 말처럼 쉽게 풀릴지는 미지수다.

전달인 12월(484억달러·1.3%↓)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여서 좋은 흐름은 아니다. 지난해 11월까지 7개월째 수출액 500억달러 이상을 이어가던 흐름에서 추세가 꺾인 것이다.

주요 원인으로 중국 시장의 부진을 들 수 있다. 1월 중국 수출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9.1% 급감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비중의 27%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감소폭이 컸으니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중국 수출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은 더욱 큰 문제다. 지난해 11월 수출이 3.1% 감소한데 이어 12월엔 14.0%로 감소폭을 키웠고 지난달에는 20% 가까이 급감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악재에서 피해갈 수는 없었다.

반도체의 부진도 수출 하락의 큰 원인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23.3%나 줄어 두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최근 2년간 유례없는 수요 급증에 반도체 수출이 지난 2017년 57.4%, 지난해에는 29.4%씩 증가한 것에 견주면 우려 수준이다.

우리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제1의 수출 '효자'로 불리던 반도체가 한순간 부진의 '원흉'으로 전락한 셈이다. 높은 재고에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반도체 가격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고 이에 따른 반도체 산업 역성장 흐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경우 반도체 가격은 향후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이런 가격 하락 추세가 앞으로 4분기 이상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물론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수요감소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수출액은 줄었지만 수출물량만 놓고 보면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수출단가는 13.1% 감소했지만 수출물량은 오히려 8.4% 늘었다.

수출 주력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는 13.4%, 철강은 3.3%씩 성장하며 수출이 호조를 보였고 전기차(184.7%↑), 2차 전지(14.5%↑), OLED(유기발광다이오드·12.8%↑) 등 신성장품목도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과는 달리 CIS(구소련 독립국가연합·44.3%↑), 인도(17.1%↑), 미국(20.4%↑), EU(유럽연합·11.9%↑) 수출이 악화한 수출환경에도 불구하고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 등으로 19.1%나 수출이 줄어든 중국을 제외하면 우리 전체 수출은 –0.9%로 감소폭이 완화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수출 흐름이 좋지 않을 전망이나 하반기에는 반도체 공급 과잉 해소, 유가 회복 등으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며 "맞춤형 수출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수출이 중국이나 반도체·석유화학 등 특정 품목에 편중된 구조 탓에 미중 무역분쟁이나 유가 변동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쉽게 출렁이기 때문에 이를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미 작년 월별 수출통계에서 반도체를 뺐더니 성장률이 반토막이 나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 있다. 이번 1월 통계에서 중국을 뺐더니 수출 감소폭이 5.8%에서 0.9%로 줄어든 것도 편중 구조를 방증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무엇보다 반도체나 중국 등 특정 요인에 따라 수출이 휘청이는 구조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품목을 늘리고 지역 다변화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