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스템 반도체' 강화한다…명실상부 반도체 세계 1위 '야심'
삼성, '시스템 반도체' 강화한다…명실상부 반도체 세계 1위 '야심'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2.0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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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중장기 대응책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한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감소가 올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지만 삼성은 이번을 계기로 시스템 메모리도 강화해 명실상부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4일 반도체 및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58.9조원)의 75.7%인 44.6조원을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거뒀다.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시스템 메모리와 달리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D램(49.8조원), NAND플래시(23.7조원) 등을 합쳐 73.5조원가량으로 전체 반도체 매출의 85%를 차지한다.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은 44.1조원으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98.9%,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4.9%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PC 등의 판매 둔화와 데이터센터 수요 감소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판매가 감소하면서 작년 4분기 삼성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감소한 59.3조원에 그쳤다. 4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원 감소한 10.8조원에 머물렀다.

메모리 수요 감소에 따른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 1분기 삼성전자 매출은 데이터센터 중심의 전반적인 수요 약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8%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가량 줄어든 10조원대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삼성은 중장기전 전략으로 시장 규모가 메모리보다 더 큰 데다 성장 가능성도 높은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 수익구조를 다변화 할 방침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컴퓨터의 연산과 제어를 담당하는 핵심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IT기기의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센서, 전력관리칩 등이 속한다. 각 전자제품 제조사별로 주문이 다양해 메모리보다 대량생산이 쉽지 않지만 시장 규모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시스템 반도체가 더 크다.

미국 정보기술(IT)분야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의 추산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 매출 비중은 메모리가 35%, 시스템이 6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은 D램과 NAND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에서 명실공히 세계 1위이지만,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 매출 규모는 매출 규모는 13.2조원으로 전체 반도체 사업부문의 15.3%에 불과하다. 아직 매출 규모는 작지만 이는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이 최근 시스템 반도체 사업 강화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강화, 인텔, 애플, 퀄컴, 엔비디아, 대만 TSMC 등 글로벌 경쟁자이자 비즈니스 파트너기업들과 경쟁해 메모리와 비메모리 모두 1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달 30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위기는 항상 있지만 이유를 밖에서 찾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반드시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에 탑재되는 시스템 반도체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은 "이런 게 들어가면 자동차가 스마트해지면서 교통사고 피해자수도 훨씬 줄고 사회적 코스트(비용)도 줄어든다"며 "자동차 회사와 함께 (개발)해보니 5년 정도 앞선 것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아우디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in-vehicle infotainment)을 위한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V9' 공급 계약을 맺고 수주를 늘리고 있다.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산하의 시스템LSI사업부가 종합 설계를 맡고 파운드리사업부가 생산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AP, 이미지센서, 전력관리칩 등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아울러 반도체 주문생산 분야인 파운드리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당분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20조84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3년 전인 2016년만 하더라도 영업이익이 3조원 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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