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 "자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아이 없어도 된다"
미혼남녀 "자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아이 없어도 된다"
  • 최은경 기자
  • 승인 2019.02.0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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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남녀 사이에서 자녀의 필요성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모습과 다른 형태의 가족에 대해서는 더욱 수용적인 태도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미혼 여성이 미혼 남성보다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이혼이나 무자녀에 대해서는 미혼 여성이 더 개방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결혼 대신 동거를 하는 것 또는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두는 것 등에 대해서는 미혼 남성보다 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 여성이 남성보다 부정적 인식이나 편견에 더 노출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반영된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44세 미혼 인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미혼 남녀 비율은 각각 28.9%, 48.0%로 나타났다. 

여전히 여성보다 남성이 자녀의 필요성에 더 많이 공감하고 있었지만 출산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비율은 남녀 불문하고 높아졌다. 2015년 실태조사 당시에는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남녀 비율이 각각 17.5%, 29.5%에 불과했다.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에는 남녀 간 차이가 있었지만, 성별에 관계없이 자녀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었다. 

남성의 경우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여서'를 택한 응답자가 27.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가 26.1%로 뒤를 이었다. '자녀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해서'를 이유로 꼽은 비율은 19.7%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자기 자신의 자유로움을 위한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32.0%로 가장 높았다.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여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28.6%였다. 

변수정 보사연 연구위원은 "커리어나 개인 생활이 자녀 못지않게 중요한 사회가 되었다"며 "자녀가 있어도 여성이 자유로울 수 있는 구조와 어떤 아이든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뒷받침될 때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인식 변화와 함께 가임여성 인구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가임여성 인구는 1231만1997명으로 전년(1252만68명) 대비 20만8071명 감소했다. 

가임여성 인구는 2014년 1290만9337명에서 지난 5년간 59만7340명 줄었다. 

다른 연령대보다 안정적으로 출산할 수 있는 결혼적령기(25~34세) 여성 인구는 지난해 기준 315만1683명으로 5년 새 30만여명이 감소했다.

인구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데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보편화하면서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0.95명으로 1명도 채 되지 않았다.  

당연히 출생아 수도 덩달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까지 출생아 수는 30만3900명으로 전년 동기(33만2600명) 대비 8.6% 감소했다. 11월 한 달간 태어난 아이는 2만5300명으로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

기혼 여성 중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49.9%로 2015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감소했다.  이상 자녀수는 2.16명이나 실제 출산한 자녀수는 1.75명으로 이상자녀수보다 0.41명 적으며, 향후의 출산계획까지 고려하여도 이상 자녀수보다 0.24명이 적다.

따라서 자녀 출산과 양육을 위한 국가의 경제적 지원과 일·가정양립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안전망을 견고히 함으로써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이 높아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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