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롯데 부회장 "롯데카드 매각 이후 구상, 전략적 파트너십 유지'
황각규 롯데 부회장 "롯데카드 매각 이후 구상, 전략적 파트너십 유지'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1.31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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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31일 "롯데카드를 매각하면서 우리도 가능하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가져가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황 부회장은 금융계열사 롯데카드 매각과 관련해 이같은 구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롯데카드 매각 이후 구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롯데카드를 매각하더라도 최대 장점인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같은 장치를 미리 마련해 놓지 않는다면 롯데카드의 '몸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롯데 입장에서도 신용카드가 유통과 시너지가 크기 때문에 매각되더라도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30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롯데가 매각 조건으로 전략적 제휴를 내건 만큼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화그룹·하나금융지주 등 전략적 투자자(SI) 뿐만 아니라 MBK 등 재무적 투자자(FI)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금융계열사를 매각해야하는 상황이다. 

황각규 부회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간편결제시장 공략에 대해서도 의지를 피력했다. 황 부회장은 "간편결제는 일종의 생태계"라며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롯데카드의 경영 노하우를 적용해 간편결제 서비스 '엘페이'를 선보였고 2015년부터는 롯데멤버스를 롯데카드로부터 독립, 외부 제휴사를 늘리며 생태계를 넓혀왔다. 

최근 매각이 백지화된 한국미니스톱에 대해서는 "돈이나 조건을 떠나서 팔아야하나 계속해야 하나를 놓고 고민하다 (대주주측에서)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이온그룹 계열사인 일본미니스톱㈜이 대주주다.

황 부회장은 "회사 가치로 1조원을 주겠다고 했으면 얼른 팔자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상대성이 있다"며 "그렇다고 가격에 대해서 일절 언급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신세계와 사모펀드가 참여한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4500억원을 제시,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다.  

일본 이온그룹이 롯데에 매각하는 것을 기피한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축했다. 황 부회장은 "세븐일레븐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큰 유통그룹인 이온에 일본 롯데가 식품 등을 공급하는 관계라 서로 왕래가 잦다"며 "이온과는 옛날부터 사이가 좋다"고 말했다. 향후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유통 트렌드가 기존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일부에서는 온라인 시장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중심의 롯데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급성장 중인 이커머스 인수에도 적극적인 입장이다. 황 부회장은 "인수 가능성은 항상 문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 매각설이 돌았던 11번가와의 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NCND(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다)는 기조)"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쿠팡, 위메프, 티몬 등 모바일 기반으로 급성장한 1세대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모두 적자 상태라 인수 여건이 녹록치 않다. 롯데그룹이 과감한 M&A 전략으로 덩치를 키웠지만 실익을 따지는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 이 때문에 '돈 먹는 하마'인 이커머스 인수에 롯데가 적극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결국 '오너'인 신동빈 회장의 결단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황 부회장도 "쿠팡이 6000억원씩 적자를 내고 있다"며 "사실 소비자만 좋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작 온라인이 대세인데 '자영업 보호'라는 미명 아래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정치논리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황 부회장은 "이커머스를 소비자 관점에서 보듯 모든 관점을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전통시장이 안좋은 것이 롯데마트, 홈플러스 때문이냐"며 "온라인 때문에 나빠지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가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상권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온라인 교육 등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일자리 전문가들의 지적과 궤를 같이하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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