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강세에 '날개없는 추락'..시총 9조 증발
원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강세에 '날개없는 추락'..시총 9조 증발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1.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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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피스' 등이 제조한 바이오시밀러(복제약)가 유럽에서  출시되면서 원조 '휴미라'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된 첫 분기 실적에서 '휴미라' 유럽매출은 10% 넘게 급감했고,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는 올해 '휴미라' 매출이 30%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해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휴미라'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애브비의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9조원이 날아가는 충격을 맛봤다.

28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애브비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주가가 6.22% 내린 80.5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2일 79.56달러 이후 약 석달만에 최저치다. 이날 증발한 시총은 무려 80억달러(약 8조9600억원)에 달한다. 

애브비는 이날 미국을 제외한 세계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휴미라' 매출이 13억300만달러(약 1조4607억원)를 기록해 전년보다 17.5% 줄었다고 발표했다. '애브비'의 매출이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는 대부분 유럽실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외신들도 "유럽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휴미라 수익이 타격을 받았다"고 일제히 조명했다. 

애브비가 제조·판매하는 '휴미라'는 류머티즘관절염과 염증성장질환 치료용 오리지널약으로, 연간 매출 20조원대의 세계 1위 전문의약품이다. 애브비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제품인 만큼 애브비 주가는 '휴미라' 실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0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를 유럽시장에 출시했다. 다국적제약사 암젠(암제비타)과 산도스(하이리모즈) 그리고 마일란(훌리오, 후지필름쿄와기린 개발)도 같은 시기 시판에 나서 경쟁관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모멘타와 프레제니우스카비도 유럽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애브비와 '휴미라'의 특허문제를 논하지 않기로 하고 바이오시밀러를 지난해 10월 물질특허가 끝나는 유럽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 대신 바이오시밀러 매출에 따른 일정 수수료를 애브비에 지급하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23년부터 판매할 수 있도록 합의됐다. 

애브비는 치열한 경쟁구도에 들어선 가운데 자진해서 '휴미라'의 약값도 낮추고 있어 앞으로의 실적을 낙관하지 않았다. 애브비 관계자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는 휴미라 매출이 30%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애브비는 매출 방어를 위해 후속 약물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휴미라'의 치료 적응증을 대부분 가진 차세대 염증신약물질 '우파다시티닙'(ABT-494)에 대해 글로벌 임상3상 중이다. 

'우파다시티닙'은 효소 야누스키나아제(JAK) 억제 계열 약물로, 먹는 약이란 점에서 주사제인 기존 TNF-α억제 계열 약물 '휴미라'보다 환자 복용 편의성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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