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CD이어 OLED 시장도 한국 따라잡나..가격 경쟁력 앞세워 공략 가속
중국, LCD이어 OLED 시장도 한국 따라잡나..가격 경쟁력 앞세워 공략 가속
  • 이영근 기자
  • 승인 2019.01.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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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BOE가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원가경쟁력 개선에 나서며 업계 선두인 삼성디스플레이를 바짝 뒤쫓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 선두를 중국에 내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OLED 시장에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BOE의 6세대 플렉시블 OLED 패널 수율이 30%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2018년 3분기에도 10% 이상의 수율을 끌어올린 BOE는 올 연말이면 수율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DSCC는 추산하고 있다.
 
로스 영(Ross Young) DSCC CEO는 "BOE는 2018년 4분기에 상당한 수율 개선으로 올해 추가적인 이익 상승이 기대된다"면서 "플렉시블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배력에 위협이 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은 94%다.
 
원가경쟁력 측면에서도 BOE의 개선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DSC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160달러에 달했던 BOE의 생산비용은 4분기에 80달러 밑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디스플레이는 80달러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DSCC는 특히 올 1분기에는 BOE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원가가 거의 똑같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올 연말이면 삼성보다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와 현지 외신 등에서는 BOE가 이처럼 생산성을 향상하게 된 배경이 한국 기업 출신의 전문가를 영입한 덕분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BOE는 지난해 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출하량 점유율 23%(IHS마킷 기준)의 1위 기업이다. 2003년 구조조정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 국내기업 하이디스(현대전자의 LCD 사업부)를 인수한 데다가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어 급성장했다.
 
 
이미 LCD 시장에서 한국을 제친 BOE는 OLED까지 넘보고 있다. OLED 패널 시장에서 TV용 대형 부문은 LG디스플레이, 스마트폰용 중소형 부문에서 삼성디스플레이를 앞세운 한국 기업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게 중국 정부와 BOE의 목표인 셈이다.
 
BOE는 2017년부터 청두 공장(B7)에서 첫 6세대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한 이후 면양 공장(B11)을 건설 중이다. B7에서 처음 양산한 플렉시블 OLED 패널은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시리즈에 공급되기도 했다.
 
이미 2개의 팹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BOE의 OLED 야욕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칭에서 세번째 OLED 공장(B12) 기공식을 연 데다가 이달초에는 푸저우에 475억위안(약 7조5800억원)을 들여 4번째 공장(B15)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BOE가 최근 2년간 OLED 공장에 투자하는 금액을 다 합치면 30조원에 육박한다.
 
BOE가 계획한 대로면 플렉시블 OLED 생산 능력은 월 14만4000장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같은 막대한 투자는 공장 투자비의 50% 가량을 지원하는 중국 정부의 도움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LCD에서 한국을 제쳤던 것처럼 OLED에서도 대규모 투자와 대량 생산을 통한 시장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지난해 발간간 '2018년 3분기 디스플레이 산업 통계'에 따르면 면적 기준 중국의 OLED 패널 생산 캐파는 올해 158만7000㎡에서 2022년 3492만3000㎡로 2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OLED 생산 캐파는 1473만6000㎡에서 3143만2000㎡로 2배 이상 증가에 그쳐 중국에 따라잡힐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품질이나 완성도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의 OLED 기술을 따라잡기엔 아직은 무리라고 생각해왔다"면서 "빠른 투자 속도로 한국을 서서히 따라잡고 있다는 분석은 다소 놀랍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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