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화학경쟁력 울산에서 찾고, 중국-동남아등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SKC, 화학경쟁력 울산에서 찾고, 중국-동남아등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 이영근 기자
  • 승인 2019.01.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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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울산공장의  HPPO 기술력에이 각광받고 있다.   HPPO 공법은 과산화수소(H202)로 PO를 만드는 방식으로 물 이외에는 부산물이 나오지 않아 경제적이고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 등 친환경적이다. 약 40만㎡ 넓이의 SKC울산공장에선 1년에 31만톤가량의 PO를 생산한다. 이중 13만톤가량을 HPPO 공법으로 만든다.

SKC는 외부에서 사온 HPPO 공법을 2008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9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PO 상업생산에 성공한 SKC는 2000년대 중반부터 친환경 HPPO 공법에 주목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HPPO 공법은 파일럿(시험설비) 단계였고, 상용화된 적이 없었다. 과산화수소에서 산소 분자를 떼 프로필렌에 붙이는 방식이라 화학식만 보면 간단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까다롭다. 

SKC는 라이선스를 도입한 지 2년 만에 상용화에 성공하고, 10년 넘게 가동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 HPPO 공법을 활용하는 설비 중 이 같은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는 곳은 SKC가 유일하다. 

특히 폐열 재활용을 도입하는 등 공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당초 설계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60% 이상 줄였다. 이 기술은 국제 특허 출원 상태다. 이런 기술력에 수년 전부터 중국, 중동, 유럽 업체 여러 곳이 러브콜을 보내왔다. SKC가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게 된 이유다.

지난해 12월 SKC는 중국 석유화학기업 QXTD, 독일 화학기업 에보닉,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티센크룹인더스트리얼솔루션스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MOU에서 4사는 친환경 HPPO 공법을 도입한 PO 생산 합작사를 중국 산둥성 쯔보시에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이 석유화학설비에 대한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PO 제조공법의 경쟁력이 높아진 덕이다. 생산량은 울산 PO 생산량과 비슷한 30만톤이다. 2021년 상반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이르면 올 2분기에 최종 합의안이 나올 전망이다. 

SKC는 PG 생산시설까지 함께 구축한다. PG가 쓰이는 화장품, 약품 수요가 늘면서 중국 시장 성장률은 연 6%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원료 수급이 중요한 PG 특성상, 원료인 PO와 함께 진출하는 게 유리하다는 점도 고려사항이다. 또 SKC는 같은 공장 부지에 있는 일본 미츠이화학 합작사 MCNS와 함께 폴리우레탄의 원료 PPG 생산시설까지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SKC울산공장과 쌍둥이 형식의 생산거점이 들어서게 된다. 

SKC의 글로벌 진출은 중국에서 멈추지 않는다. 동남아시아나 중동에도 '제3의 생산거점'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C는 글로벌 PO 생산량을 2025년 100만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울산과 중국의 PO 생산량이 61만톤에 달하는 걸 고려하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는 아니다. 

국내 화학사업의 PO 환경은 지난해 큰 변화를 겪었다. 에쓰오일이 지난해 말부터 PO 30만톤 체제를 갖추면서 유일생산체제가 경쟁체제로 바뀌어서다. 하 본부장은 이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는 "독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바뀌었으니 영향이 없을 순 없다"며 "이미 예견된 것이기 때문에 외부에 팔던 PO를 자체 소화할 수 있도록 스페셜티케미칼(고부가화학제품) 설비를 추가하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SKC는 특히 PO로 만드는 PG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고부가 PG에 집중했다. 화장품이나 향수, 식품에 쓰이는 고부가 PG는 품질관리나 글로벌 인증을 받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오랜 기술력을 바탕으로 SKC는 글로벌 메이저 고객사를 추가로 여럿 확보했다. 

동시에 SKC는 고부가 PG 공급량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추진해왔다. SKC는 2017년말 PG 생산시설을 5만톤 증설하고, 현재 고부가 PG를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 결과 SKC 실적은 오히려 좋아졌다. SKC 화학사업의 2018년 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11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978억원보다 20%가량 늘었다. 현재 SKC는 다른 고부가 PG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하태욱 본부장은 "현재 SKC의 화학사업은 글로벌로 진출해 외형을 키워나가는 한편, SKC 화학사업 경쟁력의 근본인 울산공장의 경쟁력 역시 높여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딥체인지를 성공적으로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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