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 수출감소에도 전분기 대비 성장..재정 효과
반도체 부진, 수출감소에도 전분기 대비 성장..재정 효과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9.01.22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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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반도체 등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정부 및 민간 소비, 설비 및 건설 투자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대비 1.0%를 회복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재정 확대에 따른 정부 주도 성장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전년 대비 2.7%를 기록했지만 2012년(2.3%)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2017년 반도체 호황으로 3.1%를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2%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정부 안팎에서는 지난해 2.7%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정부 소비가 급증한 덕분에 한국은행 전망치에는 부합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내놓은 '2018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4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1.0%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0%를 찍은 후 2분기와 3분기 각각 0.6%로 내려앉았으나 4분기에 1.0%로 다시 올라섰다.

4분기 GDP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정부 소비가 전분기대비 3.1% 증가하며 2010년 1분기(3.4%) 이후 8년3분기(35분기)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분기별 증가율만 놓고 보면 1분기 2.2%를 기록한 후 2분기 0.3%, 3분기 1.5%에 머물렀으나 4분기에는 3%대로 높아졌다. 물건비·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두드러졌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1분기 0.7%, 2분기 0.3%, 3분기 0.5%에서 4분기에 1.0%로 올라서며 1%대를 기록했다. 의료와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늘었다. 

설비투자는 3.8% 증가했다. 기계류가 줄었으나 운송장비가 증가한 결과다. 건설투자도 비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2% 증가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2.2%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그동안 반도체 수출 상황이 좋았는데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전기 및 전자기기와 디스플레이 등 기계 및 장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원유와 석탄 및 석유제품이 늘어 0.6% 증가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가운데 민간소비는 대체로 양호했다"며 "정부 재정을 통한 경기안정 기능이 작동하면서 4분기 성장률이 평균보다 높게 나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재정을 풀어서 경기 위축을 완화하려 한 것으로 해석한다"면서 "4분기 정부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은 7월 지방정부 출범 이후 지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제활동별로는 농림어업은 축산물 생산 증가에 힘입어 5.8%, 전기·가스·수도사업은 4.0%, 비주거용 건물과 토목건설이 늘어난 건설업은 1.1%씩 전분기대비 증가했다.  

제조업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8% 늘었다. 서비스업도 0.7% 증가했다. 정보통신업이 줄었으나 도소매 및 음식숙박과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질 GDI는 유가 상승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GDP 성장률을 밑돌아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이는 2008년(-0.2%)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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