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계 적폐의 중심은 전명규? 의혹마다 드러나는 그의 존재감..젊은 빙상인 연대 '수사촉구'
빙상계 적폐의 중심은 전명규? 의혹마다 드러나는 그의 존재감..젊은 빙상인 연대 '수사촉구'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1.21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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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뉴스화면 캡처
사진=Jtbc뉴스화면 캡처

 

21일 젊은빙상인연대의 빙상계 성폭력 피해사례 추가공개에서도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조재현 전 코치의 심석희 선수 폭력사건에도 그가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쯤되면 전명규 교수는 전방위적으로 빙상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전명규 교수는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을 지냈고 한국체대 교수 재직시절 빙상계의 대부로 불리면서 온갖 전횡을 일삼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젊은빙상인연대와 기자회견을 함께 한 손혜원 의원(무소속)은 자신이 직접 만난 사례를 예로 들면서 "빙상선수 A씨는 10대 시절 한체대 빙상장에서 강습을 받던 중 전 한체대 빙상부 조교인 한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추행 당했다고 증언했다"먼서  "훈련 도중 자세를 교정해준다는 핑계로 강제로 안거나 입을 맞추는 등의 일이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또한 밖에서 만나 영화를 보자, 둘이서 밥을 먹자는 등 연락을 취해온 것을 A씨가 거부하자 해당 코치는 폭언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코치가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경기력에 크게 지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했다는 것이 A씨의 증언이다. A씨는 당시 충격으로 인해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여기서 전명규 교수가 또 등장한다. A씨가 빙상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명규 한체대 교수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A씨는 전 교수에게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 없이 하는데, 가해자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요?'라고 문자를 보냈고, 전 교수는 '네가 빨리 (아픔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답장했다.

손 의원은 이 문자를 바탕으로 "전 교수가 A선수에 대한 성추행 또는 성폭행 정황도 거의 알고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게 만드는 중요한 문자로 볼 수 있다. 전 교수는 성폭행 피해자로부터 전달받아 인지했지만 조치 취하지 않았고, 가해자는 여전히 빙상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 교수가 사전에 은폐에 관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재현 전 코치의 심석희 선수에 대한 폭력사건에서도 전 교수가 등장한다. 전 교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폭로를 막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관련 녹취 파일이 추가로 공개되기도 했다. 전 교수의 ‘은폐 정황’이 담긴 음성 파일은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대한체육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녹취파일에서 전 교수는 “그 전에 (심 선수가) 맞자마자 그 다음 날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어. 내가 그거 막은 거야. 새벽 1시까지 얘기를 하면서”라고 말했다. 조 전 코치의 폭행에 시달린 심 선수가 폭로를 결심했지만 이를 막았다는 내용이다. 손혜원 의원의 질의에 당시 전 교수는 “훈련이 더 우선이라는 것이지 인터뷰를 막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며 폭행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SBS에서 추가로 공개한 파일에는 조재현 전 코치에 대한 합의를 유도하는 듯한 내용이 들어있다. 전 교수는 “XXX(피해자 이름)와 제일 친한 애를 찾아봐야지”라며 “가장 가까운 애를 (찾아서), 걔를 골머리 아프게 만들어야 해”라고 말했다. 심 선수를 언급하며 “(조재범이) 구속됐잖아. ‘너희 이제 그만해야지’라는 말을 누가 해줘야 하지 않느냐 이거야”라고도 했다. 또 “‘너희(심 선수 측)가 그러면 피해자가 아니라 거꾸로 가해자야’라는 식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거야. 얼음판에서 너희가 어떻게 살려고 말이야”라고 말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전 교수는 조 전 코치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탄원서까지 준비한 듯 하다. 녹취 파일에는 “000이도 (탄원서) 하나 쓰라고 할게” “(대표팀 애들은) 썼어” 등의 전 교수 발언이 담겨있다

전교수가 빙상계 적폐라는 논란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교수는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 등 쇼트트랙 파벌 논란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며 대한빙상연맹 부회장을 사퇴했었다.

한국 쇼트트랙을 세계 최강으로이끌었지만 과도한 권력 남용으로 커다란 분란을 일으켰다. 그러다가 또다시 슬그머니 빙상계에 복귀하면서 이번 사태를 자초했다.

손의원은 "전 교수는 빙상계 대부로 불리며 막강 영향력을 가졌다. 이런 상황이기에 피해자가 증언에 소극적인 거다. 빙상계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선 전 교수에 대한 적극적 수사가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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