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식 저축銀회장, 규제 완화·인식개선 숙제
박재식 저축銀회장, 규제 완화·인식개선 숙제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1.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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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출된 박재식 제18대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과의 소통 강화, 저축은행의 부정적인 이미지 개선 등 오랜 과제의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 

경제 관료 출신인 박재식 신임 저축은행중앙회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저축은행중앙회 임시총회에서 2차 투표까지 간 끝에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를 꺾고 선출됐다. 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덧씌워진 '부실' 이미지 탈피 등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박 회장은 저축은행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회원사들의 기대를 안고 있다. 박 회장은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에서 일했으며, 최종구 금융위원장(행시 25회)의 1년 후배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고, 이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거쳐 2012년부터 3년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역임했다.

저축은행은 '상호저축은행 표준업무방법서'에 나열된 업무만 가능해 규제 산업인 금융산업 중에서도 특히 규제 구속력이 크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순우 전 회장이 저축은행 이미지 개선, 업계와의 소통 강화 등 열심히 일했지만, 당국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는 못했다"면서 "대관 채널을 구축해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만 최고금리 인하 속도 완화, 예금보험료율 인하 등 업계의 대변자로서 중앙회의 임무를 해낼 수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예금보험료율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업종의 신용도를 반영해 업권별로 표준요율을 다르게 책정하는데, 은행업에는 표준예보료율 0.08%, 보험과 금융투자업은 0.15%, 저축은행업은 0.4%를 적용한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들이 과거 부실을 털고 개선된 실적을 내는데도 과도하게 높은 예보료율을 적용받는다고 호소해왔다. 하지만 예보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투입된 공적자금이 27조원에 달하는 만큼 저축은행의 책임이 무겁고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예보료율 인하에 부정적이다. 

박 회장은 저축은행의 수익성과 직결된 최고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서민금융 보호라는 정부의 국정철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저축은행들은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저신용자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대출 규모가 줄고,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도 여신전문금융회사 등과 경쟁이 치열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저신용자(신용등급 7~10등급) 신규대출자는 7만여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8만8000여명보다 1만8000여명(20.5%) 줄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에 공감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중앙회가 업계와 대화하지 않으려는 당국과 소통해 인하 속도를 조절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회원사들이 지출하는 협회비가 아깝지 않을 만큼 중앙회가 열심히 일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업계의 이미지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한 중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고금리 장사를 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아직도 있다"며 "종사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저축은행들이 모두 동참하는 캠페인 형태의 활동을 펼치고, 저축은행이 수행하는 필수적인 서민금융의 임무를 적극적으로 알렸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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