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하향곡선 가속화..D램 가격 1분기 20% 하락, 삼성 영업이익 '반토막' 전망
반도체 하향곡선 가속화..D램 가격 1분기 20% 하락, 삼성 영업이익 '반토막' 전망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1.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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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대통령에게 "반도체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청와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대통령에게 "반도체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청와대

 

D램 가격이 1분기 최대 20%까지 떨어진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프리미엄 제품인 서버D램에서 15% 하락을 예상했던 기존 예측치보다 더욱 악화된 전망이다.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역시 1분기 20% 안팎으로 가격이 하락하며, 반도체 제조사 간 재고 축소 경쟁에 따른 출하량 역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반도체 전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대표 제품 중 하나인 8GB PC D램 모듈 계약단가는 이번달 들어 전달 대비 10% 하락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에서 "D램 제조사의 이례적으로 높은 재고 수준과 약해진 수요, 글로벌 반도체경기에 대한 중장기 전망이 악화되며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며 "1분기에는 20%의 하락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PC용 CPU(중앙처리장치) 공급부족 등 악재까지 겹치며 반도체 수요가 침체됐다. 여기에 반도체 고점논란이 몇달동안 계속되며 메모리반도체를 구매하는 '큰 손' 고객사들의 가격 하락 기대감이 증폭됐다. 반도체 초호황 2년 만에 가격하락이 시작되자 고객사인 글로벌 IT기업들이 가격이 더 떨어질 시점을 엿보며 메모리반도체 재고 축소 움직임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1위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직전분기 13조6500억원에서 거의 반토막난 7조원대 후반에서 8조원대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재고 축소에 들어간 고객사에 반도체 업체들이 과잉 재고를 판매하려 애쓰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폭의 반도체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향후 가격 하락이 뻔한 상황에서 고객사는 최소한의 재고만을 가져가길 원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반도체 시장이 급랭됐다. 이에 1분기 D램 시장은 PC와 모바일 뿐 아니라 수익성이 가장 좋고 공급부족이 심했던 서버 제품 전반에서도 제품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초호황이 막을 내리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적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의 실적 둔화가 현실화됐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제조사의 당초 예상보다 재고가 늘면서 타격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디램익스체인지는 "D램의 재고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가격 하락은 계속될 것"이라며 "D램 가격의 하락 추세가 올해 4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투자자들에게 공식 발표한 1분기 전망도 어둡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는 메모리 업황 약세가 지속되면서 실적 약세가 전망된다"고 봤다.

다만 수급 안정화를 꾀해 하반기부터는 흐름을 돌려놓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긍정적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메모리 사업은 하반기에 성수기 영향 속에 신규 CPU 확산 및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며 수급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비관론이 지나치다며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는 하락폭이 둔화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않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이 총 4890억 달러(약 545조원)로, 지난해(4770억 달러)보다 2.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13.4%)처럼 두 자릿수 증가율은 아니지만, 올해도 소폭의 성장은 가능하리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 증설 속도조절 등 '비상경영' 모드에 들어갔다. 증설투자를 최소화해 공급과잉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신규 생산능력 축소가 2분기부터 공급 감소 효과를 가져와 1분기 저점을 찍고 시황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5일 반도체 시장을 우려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으며,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겁니다"라고 이례적인 초호황이 종료됐을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향후 D램 공급사들이 지속해서 투자 지연과 카펙스(Capex, 자본적지출) 축소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한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가의 대화에서 반도체 산업 근황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서 "반도체업황이 좋지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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