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헤나염색 부작용? "화학약품 섞거나 가짜 사용"
천연 헤나염색 부작용? "화학약품 섞거나 가짜 사용"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1.16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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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미용실에서 헤나염색을 받으면 멀쩡하던 사람이 다단계 헤나방에서 헤나염색을 받은 후 피부가 검게 변하는 등의 부작용이 왜 생기는 것일까. 이에 대해 피부과 전문의들은 간혹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같은 부작용의 대부분은 가짜 가루를 사용했거나 화학약품을 섞어서 생기는 현상으로 진단했다.

16일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천연 헤나로 염색하면 일반 염색약보다 부작용이 현저히 적다"면서 "특정 헤나방에서만 이상반응이 계속 나타나는 것은 색을 내기 위해 불법적으로 화학물질을 섞었거나 아예 가짜 헤나가루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헤나염색 이후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부작용은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이다. 알레르기 반응은 면역체계에서 외부물질을 '항원'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면서 홍반(동그란 붉은 점)이나 가려움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다. 

우리 몸에서 '해로운 물질'로 판단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처음 헤나방에서 시술받은 사람은 아무 증상도 없을 수 있지만 몇 번 반복되면 갑자기 피부염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은 소염제, 히스타민제를 투약하거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1주일 이내 나을 수 있다.

100% 천연헤나 염모제를 사용한 경우에도 간혹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다단계 헤나방에서는 색을 진하게 내고 비용을 아끼기 위해 황산톨루엔, 페닐렌디아민설페이트, 프로필렌글라이콜 등 유해물질이 포함된 검은 염료를 섞어쓴다. 이 중 파라페닐렌디아민은 장기간 노출되면 시각장애, 실명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신진대사를 교란시켜 신장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고령층과 소아, 암 환자 등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비슷한 물질에 닿기만 해도 진물과 습진이 생기는 '만성 알레르기'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할 경우에는 얼굴의 절반이 퉁퉁 부어 눈이 떠지지 않거나 기도가 부어서 호흡곤란으로 입원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피해자들이 호소한 '흑피증'은 레이저 치료를 6개월 이상 받아도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화학 염모제가 피부의 진피까지 침투하면서, 피부층 전체가 염색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미백크림과 보습제를 바르면 한달 안에 나을 수 있지만, 피부 체질에 따라 레이저 치료를 수십번 받아도 개선되지 않을 수도 있다. 

'피부 착색'은 염색 며칠 뒤, 진피 층에 숨어있던 염모제가 이마, 뺨, 목으로 뒤늦게 올라와 피부색이 변할 수 있다. 이때 오돌토돌한 종기들이 동반되는데, 가렵다고 무작정 긁다가는 노란 고름이 터져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상처 부위에 균들과 염료가 들어가 감염, 염증을 일으키게 되고,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김범준 교수는 "알레르기 반응은 개인적 소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지만, 염색제를 오래 묻히고 놔두거나, 많은 양의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갑자기 생길 수도 있다"라며 "염색 48시간 전에 반드시 귀 뒤나 손 등에 염색약을 미리 묻혀보는 '패치 테스트'로 알레르기 유무를 판단해보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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