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꺽기 관행 개선-영업압박 줄여달라" 직원 의견 수렴
기업은행, "꺽기 관행 개선-영업압박 줄여달라" 직원 의견 수렴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1.1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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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이 '꺾기'(구속성 상품 판매) 관행을 개선하고 영업 압박을 줄여달라는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기업은행은 올해부터 방카슈랑스와 자회사상품 판매 실적을 경영평가 항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노조)는 지난 14일 "방카와 자회사시너지 영업 항목을 경영평가지표 개별항목에서 폐지하고, 그 세부 방안은 경영진 측과 논의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4일 당선된 기업은행 노조 집행부의 공약을 경영진이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노조는 당선 직후 인수위원회를 꾸리고 경영진과 만나 방카와 자회사시너지영업을 경영평가지표 개별항목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직원들 사이에서는 방카 판매가 꺾기 중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꺾기는 금융기관이 대출을 실행하면서 30일 이내에 예·적금, 보험 등 가입을 강요하는 불법 행위다. 하지만 대출 전후 1개월이 지나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편법 꺾기가 이뤄지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기업 고객에 방카 등 불필요한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는 영업점 직원들의 제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기업은행이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꺾기 의심거래 건수와 금액이 각각 29만9510건, 12조8346억원으로 16개 은행 중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IBK연금보험·IBK투자증권 등 기업은행 자회사 상품의 판매실적을 경영평가에 포함하는 문제도 제기됐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은행 상품이 아닌 자회사 상품의 영업을 은행 창구에 넘기는 사례가 많았고, 직원들이 영업 부담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노사합의로 방카와 자회사 상품 판매실적을 경영평가지표 항목에서 제외하면서 꺾기 관행 개선과 직원들의 영업 부담 경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고객과 은행 직원 모두가 행복한 '동반자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노조의 요구와 김도진 행장 등 경영진의 용단이 만나 이뤄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기업은행이 정책 공공기관으로서 단순히 수익을 좇기보다 중소기업 성장 지원이라는 역할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평가 항목의 간소화를 추진하고 금융소비자의 상품 선택권 확대를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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