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 위기 현실화, 정부 ''업황 불확실성 증가..리스크 관리''
반도체산업 위기 현실화, 정부 ''업황 불확실성 증가..리스크 관리''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1.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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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에서 반도체업종을 리스크관리목록에 추가했다/자료사진=기재부
기재부에서 반도체업종을 리스크관리목록에 추가했다/자료사진=기재부

 

우리 경제를 떠받쳐 주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리스크 관리 대상에 처음으로 들어갔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긴장감이 감도는 모양새다.

11일 기획재정부는 새해 처음으로 펴낸 '최근경제동향'(그린북) 2019년 1월호에서 "전반적으로 수출 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황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추가된 것은 그린북을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번에 반도체 업황은 예의주시할 리스크 요인"이라면서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조금 더 예의주시하겠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반도체 수요가 어떻게 될 지 대체로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라며 "속보 지표를 보면 생산 쪽이 조금 줄어 11~12월이 아주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그린북은 경기가 여전히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경기 회복세'라는 단어를 그린북에서 제외한 뒤 4개월 연속 같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수출과 소비를 제외하면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11월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8.2을, 미래 경제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낮아진 98.6을 기록했다.

순환변동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경기가 좋은 것으로, 낮으면 안 좋은 것으로 해석한다.

고 과장은 "동행지수를 갖고 경기순환 부분을 판단하는 것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보겠다"며 "동행지수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기에 2018년도 확정치가 나온 이후 전문가들과 심도있게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생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흔들릴 경우 생산 감소에서 투자부진으로 이어지는 연쇄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도 최근 상황이 심상치 않자 예의주시하고 나섰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1267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 5번째로 단일 품목 수출 1000억달러 돌파도 이뤄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5개월간 월별 반도체 수출 증감률을 보면 지난해 8월 30.4%의 호조세를 보이던 반도체 수출은 9월 26.9%, 10월 21.4%로 다소 증가폭이 둔화된 데 이어 11월 10.6%까지 떨어지더니 12월에는 8.3% 감소로 돌아섰다.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7개월 만이다. 올해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7.2% 감소로 출발했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흔들리면서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반도체 생산은 전월대비 5.2% 감소했다. 제조업 부진에 따라 전체 산업생산도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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