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말 은퇴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누구? 2002년 5000만원+직원 2명 창립, 1조원 글로벌 기업으로
내년말 은퇴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누구? 2002년 5000만원+직원 2명 창립, 1조원 글로벌 기업으로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9.01.07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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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셀트리온
사진=셀트리온

 

"우선 부족한 잠 실컷 자고 싶다"

내년말 은퇴 계획을 밝힌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은퇴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이렇게 말했다.

바이오 업계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오는 2020년말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으로 우뚝 서는데 일등공신인 서 회장은 용퇴를 결정, 제약·바이오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02년 자본금 5000만원에 달랑 2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17년만에 매출 1조원에 직원 1500명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의 '용퇴 예고'에 회사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사실 서정진 회장의 은퇴계획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기업의 소유와 경영은 분리돼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경영철학이었고, 이미 이 뜻은 지난 2015년 이사회에서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 이사회에서 서정진 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그 자리에 기우성·김형기씨가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서 회장은 대표이사 교체를 놓고 "개척단계를 지나 궤도에 오른 바이오사업을 체계적으로 꾸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설립된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진출을 선언했던 2008년만 해도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국내에서 생소했다. 이 때문에 국내 기관투자자 대부분은 셀트리온에 투자하기를 주저했다. 유일하게 KT&G가 투자했다. 서 회장은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2010년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 등에서 투자를 유치하면서 셀트리온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당시 셀트리온의 투자유치는 서 회장의 '뚝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셀트리온은 첫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인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램시마'를 2014년 출시하기 이전까지 수년간 악성루머에 시달렸다. 바이오시밀러를 유럽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에 '허풍'이라며 코웃음을 쳤고, 심지어 서정진 회장을 향해 '사기꾼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국산 의약품의 해외수출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쉽지않다고 여겼던 시기였다.

바이오산업 특성상 단시일 내에 성과물을 내놓을 수 없는 셀트리온의 입장에서는 이런 온갖 악성루머를 고스란히 견뎌야 했다. '사기꾼' 소리까지 들었던 서정진 회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매진했고, 그 결과 계획대로 2014년 유럽에 시판하기에 이른다. 이를 계기로 셀트리온은 그간의 모든 억측을 잠재우고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됐다.

서정진 회장의 퇴임 고민은 이 즈음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전문경영인들을 앞세우고 본인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이 2014년 '램시마'를 유럽에 시판한 이듬해 봄이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서 회장은 지난 4년간 네덜란드 주재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전세계 영업현장에 누볐다. 앞으로 그는 올해와 내년 2년 더 셀트리온 '영업맨'으로 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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