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TV강자 '삼성'과 협업..스마트폰 라이벌 구도도 사업앞에선 동지
애플, TV강자 '삼성'과 협업..스마트폰 라이벌 구도도 사업앞에선 동지
  • 이형석 기자
  • 승인 2019.01.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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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악화로 최근 고전하고 있는 '애플'이 TV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우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세계시장을 두고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두 회사가 손을 맞잡은 부분은 흥미롭기까지 하다.

애플은 영화나 드라마 같은 동영상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TV와 콘텐츠 시장에서 세계 1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협업을 통해 만들어낼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전박람회 'CES 2019' 개막을 앞두고 애플과 협력해 업계 최초로 스마트 TV에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아이튠즈는 애플이 자체 보유한 콘텐츠 마켓으로 수십만개의 동영상, 음악, 영화 등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폰이나 맥북, 애플TV 등의 iOS 기기 사용자들은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각종 콘텐츠를 구입해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즐기는 것이다.
 
이번에 협업을 통해 삼성전자는 앞으로 전세계에 출시하는 스마트 TV에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 기능을 별도의 기기 연결 없이도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출시된 제품의 경우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이튠즈는 유니버설 가이드(Universal Guide), 뉴 빅스비(New Bixby), 검색(Search) 등 삼성 스마트 TV 고유기능들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사용자가 쉽고 빠르게 컨텐츠를 검색하고 시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스마트 TV에서 에어플레이2 기능도 지원된다. 에어플레이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다양한 iOS 적용 기기에 저장된 음악, 동영상, 사진 등을 '미러링' 형태로 다른 디바이스에서 감상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간 사용자 편의를 위해 스마트 TV에 오픈 소스 플랫폼인 타이젠을 탑재하고 OS에 관계없이 모든 기기와의 연결성을 추구한 결과 애플과 협력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한때 소송전을 벌였을 정도로 '라이벌'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협력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이 아이튠즈를 타사 기기에 탑재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업계에서는 그만큼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스마트폰, PC 등의 전통적 디바이스 전문 제조사인 애플은 최근 들어 콘텐츠 영역에 진입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 아마존의 '프라임 TV'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IT 경쟁사들이 잇따라 동영상 기반의 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강화하는 추세를 따르는 것이다.
 
애플의 에디 큐(Eddy Cue)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총괄 부사장은 "전 세계의 삼성 스마트 TV 사용자에게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사용자들은 가정의 대형 스크린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인 디즈니를 인수하기 위해 애플이 뛰어들었다는 소식도 전해졌으나 실제 인수합병(M&A)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24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시장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애플이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것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3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제조사로, 매년 4000만대 이상의 TV를 전세계 곳곳에 판매하고 있다.
 
이원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가치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OS나 제품의 차이를 넘어서는 개방형 파트너십을 추진해 왔다"며 "이번 애플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소비자들이 한층 풍부하고 편리한 경험을 즐길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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