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부진, 증권사,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전망치 낮춰
반도체 업황 부진, 증권사,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전망치 낮춰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1.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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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삼성전자
자료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업황 부진에 주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연일 흘러내리는 주가가 적어도 올해 1분기가 지나야 의미 있는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7% 하락한 3만760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5월 액면분할로 5만3000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후 약 29% 하락한 상태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실적의 핵심인 반도체 업황 우려가 커진 여파다.

다음 날(4일) 삼성전자는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전년보다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전날 미래에셋대우는 삼성전자의 4분기 추정 매출액을 기존 65조1100억원에서 62조4500억원까지 낮췄고, 영업이익도 기존 16조3400억원에서 13조7200억원까지 대폭 내렸다. 목표주가도 기존 6만3000원에서 5만800원으로 낮췄다. 하이·유진·하나금융투자 등 다른 증권사도 관련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반도체 관련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디램 가격 하락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46조9900억원에서 올해 35조9500억원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관련 지표가 예상보다 더 나빠져 실적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12월 한국 반도체 수출액은 전월 대비 17% 급감한 8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액 증감률은 전년 동월 대비로도 예상보다 빨리 마이너스(-8.3%)에 진입했다"며 "4분기 들어 급격한 수요 소멸로 메모리 다운턴의 궤적이 점점 좋지 않은 모양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주가 전망마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한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12월 19.85%로 20%를 밑돌았다. 월별 기준 지난 2016년 10월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여전히 비중 자체의 영향력은 크나,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상당 기간 유지했던 20%대가 무너졌다.  

현재 주가가 바닥 수준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과 내국인의 대차거래 상위종목 1위는 모두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의 대차거래 체결금액만 9조8426억원에 달한다. 대차거래는 공매도 선행지표 중 하나로 불린다. 시가총액 비중이 크기 때문에 대차거래가 급증한 측면도 있지만 대차거래 잔액이 지난해 말 기준 셀트리온에 이어 2위인 3조5230억원에 달해 부담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실적 부진 우려도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봤다. 다만 예상보다 디램(DRAM) 등 관련 가격 하락세가 빠르다는 점을 우려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60조원대를 크게 밑도는 40조원대 후반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 소멸이 일시적 재고 조정 때문이면 하반기 안정화할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올해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어 윤곽이 확실하게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저점이 3만원대 중후반이 될 것이고, 2분기 초에 반도체 주가에 긍정적인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주가와 동행하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역사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 확산지수를 2개 분기 후행 중인데, 해당 지수가 지난 9월부터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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