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前사무관, 폭로이유 "바뀐 정권서도 부당지시 반복"
신재민 前사무관, 폭로이유 "바뀐 정권서도 부당지시 반복"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8.12.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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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사장 교체와 적자국채 추가발행에 청와대의 강요가 있었다고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바뀐 정권에서도 부당한 지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 조금이라도 정권에 경각심이 생기기를 바랐다"고 주장했다.
 
KT&G 사장 교체 정부 개입 폭로 후 사직한 이유에 대해선 "뒤에서 몰래 행동한 것은 비겁한 일인 것 같아서였다"며 이번 폭로와 비슷한 사건들은 여럿 있었다고 밝혀 추가 폭로도 예고했다.  
 
31일 뉴스1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신 전 사무관의 대리인으로 추정되는 고려대 재학생·졸업생 커뮤니티 '고파스'의 한 이용자는 지난 30일 고파스 내 익명 게시판에 공개한 비망록을 통해 "시민들의 촛불로 '이게 나라냐'를 외치면서 바뀐 정권인데 이전과 똑같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 않은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이용자는 30일 비망록 공개 후 '고파스'에 이 전 사무관의 유튜브 채널과 함께 적자국채 추가발행을 청와대가 강요했다는 2차 폭로글을 31일 오전 0시5분쯤 게재해 신 전 사무관이 쓴 글을 전달받아 게제한 것으로 보인다. 신 전 사무관은 고려대 출신으로 지난 2012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2014년부터 기재부 국고국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사무관은 게시글에서 지난 5월 자신이 입수한 KT&G 문건을 한 언론에 제보한 배경에 대해 "정권이 바뀌어도 부당한 업무처리가 이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정치 권력의 본질이나 공무원 조직의 행태는 지난 정권이나 이번 정권이나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초 보도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내려와서 해당 과를 조사하고 갔다고 들었다. 국무총리실 공직기강실에서는 기획재정부에 대해서만 비공개자료 관리실태를 별도로 감찰하고 갔다"며 "나로 인하여 기재부 전체가 피해를 본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사직을 결심한 데 대해서도 "죄책감을 가지면서 일해 나가는 것은 너무 힘이 들었다"며 "나를 믿어주셨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소신을 주장하는 것, 그것도 뒤에서 몰래 행동한 것은 비겁한 일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둔 이유가 오직 이 사건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 사건이 결정적 이유였던 것은 분명 맞지만 비슷한 사건들은 여럿 있었다"며 "조직 안의 한두 사람의 의지로는 관료제의 행태를 바꿀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글이 게시되자 고파스 이용자들은 글과 댓글을 통해 "시장경제체제를 짓밟은 정부의 행동에 분노를 느낀다", "소신 있는 신 전 사무관을 응원한다"고 반응하는 등 대체로 신 전 사무관의 결정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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