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료용 로봇' 모습 드러낸다…'발목보조로봇'도 임상
삼성 '의료용 로봇' 모습 드러낸다…'발목보조로봇'도 임상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8.12.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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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수년간 함구해온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윤곽이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신경근육질환에 사용하는 발목보조로봇에 대한 국내 임상을 승인받은데 이어, 오는 2019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박람회 'CES 2019'에서 그동안 개발해온 의료용 로봇을 전시할 예정이다.
 
26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발목보조로봇인 '삼성 앵클 어시스트 브이원'(Samsung Ankle Assist v1)에 대한 탐색임상을 승인받았다. 신경근육질환 환자가 이 로봇을 오랫동안 착용하면서 발생하는 안전성, 재활 효과를 평가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또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발목보조로봇인 '앵클 어시스트 로봇 브이원'(Ankle Assist Robot v1)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탐색임상도 승인받았다. 2건의 임상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상반기부터 식약처로부터 10여건의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임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년여간 집중적으로 임상을 진행했지만 개발방향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했다. 다만 식약처 승인을 받은 10여건의 임상 내용을 보면 걷기훈련 보조 등 재활 분야에 특화된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임상이 거동이 불편한 신경근육질환 및 뇌졸중 환자들의 움직임을 돕고 그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내용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베일에 가려진 삼성전자의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이 2019년 CES에서 전격 공개되는 것은 제품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CES에서 제품을 공개한 뒤 곧바로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헬스케어업체 한 임원은 "의료기기는 임상계획이 공개되는 것만으로 경쟁업체가 뛰어들 수 있어 삼성이 조용히 제품을 개발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에 따르면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1년 121억달러(약 13조6149억)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세계적인 고령화 현상도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시장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종기원) 출신 헬스케어업체 한 임원은 "삼성은 오래전부터 재활로봇 개발에 관심이 많았다"며 "제품 개발이 까다롭다보니 다양한 형태로 수많은 임상을 계속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종기원을 통해 뇌성마비 환자들이 사용하는 특수전동 휠체어를 개발했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도 자문으로 참여하는 등 개발 역량을 인정받았다.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가운데 재활로봇은 뇌졸중 등 심뇌혈관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어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힌다. 재활훈련로봇은 움직임이 불편한 환자들의 근육을 단련하고 관절을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돕는 로봇자동화시스템이다.
 
일종의 로봇 물리치료사로 다리와 어깨 팔 등 다양한 신체부위에 적용할 수 있다. 이 로봇에 탑재한 센서는 환자 움직임을 데이터로 수집해 분석한 뒤 재활 상태를 점검한다.
 
신경근육질환은 신경세포가 망가져 근육이 쪼그라들고 통증과 경련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대표적인 희귀질환이 '샤르코 마리 투스병'으로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손과 발의 근육이 쪼그라든다. 대개 몸의 절반이 마비되는 뇌졸중 환자들 재활에도 재활로봇의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뇌졸중 환자수는 2017년 기준 57만7698명이며, 2년만에 3만9255명 증가했다. 신경근육질환 환자수는 2014년 기준 1만4000여명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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