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분리 성공 한국GM, 노사갈등에 끝없는 잡음
법인분리 성공 한국GM, 노사갈등에 끝없는 잡음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2.21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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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을 둘러싼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입장 선회로 하반기 핵심 과제였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에는 가까스로 성공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새로운 갈등이 움텄다. 판매량과 수익성 회복을 위해선 노사가 서둘러 갈등을 봉합하고 위기 돌파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 19일 8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 노조원에게 민형사상 소송을 예고했다. 법인 분리 안건이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마무리된 후 반발하는 노조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노조의 양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조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해를 넘겨 노사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신설 법인의 연구개발 활성화로 경쟁력이 높아지면 생산법인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주주총회가 열린 19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법인 분리를 통해 잠재적으로 이익이 될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반대만 하기보다는 진지한 협의와 대화를 했으면 한다. 투쟁으로 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노조의 법인 분리 반대가 오히려 국내 철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생산 효율 극대화를 위해 노사 모두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지엠도 지난 19일 노조의 부분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소송 예고 등 강도높은 압박에 나섰다. 쟁의권 확보 등 정당한 절차없이 불법파업을 벌여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노조는 연구개발 법인 분리 결정에 맞서 2차례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신청을 하고 파업 권한을 포함한 쟁의권을 확보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노조는 "정부와 여당, 산업은행 간 밀실협상이 이뤄졌다"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측의 강경 대응과 관련해선 간부 확대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연구개발 법인 분리와 관련된 사안은 노조와의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지엠이 경영 위기 이전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해가는 시점에서 터진 노사갈등 탓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지엠의 월간 내수 판매량은 9000~1만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국내 철수설이 불거진 지난 4월 내수 판매량이 5378대까지 급감하기도 했다. 

한국지엠은 이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와 산업은행의 경영 정상화 협상 과정, GM의 글로벌 구조조정 등 잇단 악재에도 실적 회복에 주력해 왔다.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10월에 이어 2달 연속 8000대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 내수 판매량도 3개월 연속 증가세다. 회사 안팎의 부정적인 이슈를 감안할 때 선방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국지엠은 월 3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 중인 스파크와 최근 출시한 신형 말리부, 내년 상반기 도입 예정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 등을 통해 판매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복안이었다.  

문제는 반복되는 노사 갈등이 브랜드 이미지를 깎고, 신차 출시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의 한 판매점 관계자는 "군산공장 폐쇄 이후부터 올해 법인 분리 문제, 구조조정, 노사갈등 등 부정적인 뉴스들이 쏟아지다 보니 불안감을 호소하는 고객 문의도 덩달아 늘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노조는 법인 분리가 향후 구조조정 또는 공장폐쇄로 이어질 수 것이란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M 본사가 기대하는 법인 분리 작업을 마무리한 상황이이어서 노사관계 정상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노조와의 대치가 길어질수록 회사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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