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노동자 병원설립 60년만에 첫 파업, '병원 성공 신화' 이길여 설립자의 결단 촉구
가천대 길병원 노동자 병원설립 60년만에 첫 파업, '병원 성공 신화' 이길여 설립자의 결단 촉구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2.20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 노동자들이 병원 설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는 19일 오전 7시 파업을 선언하고 인천 남동구 가천대길병원 본관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노사는 8월부터 이달 18일까지 18차례 교섭을 했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조정기한을 하루 연장하고 19일 새벽까지 마주 앉았지만 인력확충과 임금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같은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보건의료노조 가천대 길병원 지부는 가천대 길병원 이길여 설립자를 성토하고 나섰다.

노조는 "인천지역주민과 가천대길병원 구성원에게 이길여 설립자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신화"라고 지칭했다. 1958년 이길여 산부인과로 개원해 1,400 병상을 갖춘 병상 수 기준 Big5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장시킨 이유이기 때문이다. 반면, 노조는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두말할 나위 없이 인천지역주민들이 병원을 찾아왔고 직원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가천대 노조는 30명으로 시작해 설립 1주일 만에 1,052명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1,450명을 넘어섰다. 노조에 따르면 회원은 날이 갈수록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파업전야제가 있었던 18일에도 50여 명이 늘어났다. 폭발적인 조합원 증가는 노동존중을 통한 환자존중, 병원발전의 길이 되어야 한다는 염원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보여주는 징표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현재 병원의 경영진에게 아무런 힘이 없다"고 말하면서 "교섭 과정에서 가천대길병원 설립자가 있어야 한다는 당연한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하고 "이 같은 결론은 많은 인천시민이 공감하는 듯하다. 가천대길병원의 파업 사태를 알고 있는 인천시민들은 ‘이길여’라는 이름을 함께 부르는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이길여 가천대 길병원 설립자는 이러한 사회적 호명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햇다.

지부는 의료인력 확충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과 의료 질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상급종합병원처럼 간호등급을 1~2등급으로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인력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병원측은 현재 3등급인 간호등급을 한 등급 상향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182병상으로 확대하는 데 59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추정치를 내놨지만 인력충원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임금인상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15% 인상률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4.8% 인상률로 맞서고 있다.

박민숙 노조 부위원장은 "가천대길병원의 지난 3년간 당기순이익은 1천151억원이고, 2017년 현재 보유한 현금과 예금(단기금융상품보유액)만 707억원"이라며 "인천시민에게는 과잉진료로, 노동자들에게는 저임금 착취로 벌어들인 돈"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