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어려움을 호소해온 중소기업들이 내년 경기전망도지수를 2017년 수준으로 예측하는 등 어둡게 전망했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00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영환경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는 전년(2018년)보다 무려 9.5포인트 하락한 83.2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전년 대비 8.4포인트 하락한 83.7, 비제조업은 전년 대비 10.2포인트 하락한 82.9로 나타났다.
이처럼 내년도 경기전망은 2017년 경기전망(83.1)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에 내놓았던 '2018년 경기전망'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으나 올해 경기 부진과 급격한 경제 정책 등에 실망하면서 내년도 경기전망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인들은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이는 △IMF 2.7% △무디스 2.3% △한국은행 2.7% 등과 유사한 수준이다.
내년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비슷할 것이다'는 의견이 54.3%로 가장 많았던 가운데 '나빠질 것'이라는 견해는 39.0%를 기록한 반면 '좋아질 것이다'는 의견은 6.6%에 불과했다.
국내 경제를 부정적으로 예측한 중소기업들은 그 원인(복수응답)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급격한 경제정책'(65.6%)에서 주로 찾았다.
또 '기업 규제 및 기업 부담 가중 정책'(63.0%)도 비등하게 나타났고 '미중 무역전쟁 영향'(29.5%) 등 외부요인도 이유로 거론됐다.
중소기업인들은 새해 경영 목표로 '적정 이윤 확보 및 내실 경영'(67.8%)을 최우선으로 채택했다. 이밖에 '생존 우선·투자 축소 등 보수경영'(18.7%), '투자 확대·해외 진출 등 공격 경영'(7.5%), '신사업·신기술 도입 등 혁신경영'(5.9%) 순으로 응답했다.
중소기업인들의 가장 큰 애로는 내수부진(57.9%), 최우선 경제정책은 '내수 활성화 정책'(52.5%) 순으로 응답했다. 내년에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우선 성장해야 할 정책은 '내수활성화 정책'(66.0%), '노동현안 제도화 속도조절'(47.0%), '중소기업 인력수급 해소'(18.0%), '금리 및 환율 안정'(17.9%) 순으로 꼽았다.
중소기업이 전망하는 내년도 예상 환율은 1144.70원이며 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한계환율은 1128.9원으로 조사됐다.
이재원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내년도 중소기업 경기 전망이 크게 하락한 것은 올해 우리 경제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았고 일부 정부정책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빠르게 도입, 시행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정부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활력회복을 위해 과감한 내수 활성화 정책을 펴야할 시기"라며 "나아가 향후 정부정책 수립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기중앙회가 전국 500개 중소제조·서비스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자성어로 풀어본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4.8% '중석몰촉'을 선택했다.
중석몰촉은 쏜 화살이 돌에 깊이 박혔다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해서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에도 성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불확실성이 크고 어려움이 예상되는 2019년 경영환경을 강한 의지로 전력을 다해 극복해 나가겠다는 중소기업인들의 의지표명으로 판단된다.
또 2018년 경영환경으로는 매우 위태롭고 어려운 지경을 뜻하는 '백척간두(25.8%)'가 선택됐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근로시간 단축 적용 등 노동현안, 내수침체 등 대내요인 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요인도 경기불확실성을 심화하고 있다"며 "우리 중소기업인들의 전망 역시 어둡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켜 이 위기도 잘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