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경영악화-자본확충등 줄줄이 악재로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 거세
보험사, 경영악화-자본확충등 줄줄이 악재로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 거세
  • 이경석 기자
  • 승인 2018.12.1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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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인력감축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신한생명 등 굵직한 회사들이 줄줄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업황 불황에 따른 경영난에다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자본확충 부담 등이 겹치면서다. 보험설계사 고용보험을 의무화하면 인력감축이 더욱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 중위권인 신한생명이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임직원이 1300여명인 신한생명은 2016년 말에도 희망퇴직으로 37명을 내보냈다. 희망퇴직에 따른 위로금은 통상임금의 최대 42개월분으로, 금융권에서 가장 좋은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에서 지난 10월 희망퇴직을 시행해 118명이 회사를 떠났다.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과의 합병 전인 2016년에 2차례 희망퇴직을 통해 160명을 줄인 데 이어 올해도 100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했다. 지난달에는 NH농협생명에서 희망퇴직으로 21명이 나갔다.

대형사들도 직접적인 희망퇴직은 아니지만,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인건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은 근속 2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공로휴직을 하고 있다. 기본급만 받고 6개월이나 1년을 쉬는 제도다. 공로휴직 후 회사에 복귀해도 기존 업무를 배정하므로 구조조정은 아니라고 회사 측은 설명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장기 근속자에게 투입하는 고비용을 절감하는 성격이다.

한화생명 역시 15년 이상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상시 전직 지원제도를 최근 도입했다. 정년에 도달하지 않은 장기근속 임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회사가 직원의 전직을 지원한다. 한화생명은 2014년에 실시했던 이 제도를 4년 만에 다시 도입한 것이다. 당시 전직 지원제도를 통한 희망퇴직으로 300여명, 이후 추가 인력 감축으로 540여명 등 총 800여명을 줄였었다.

보험사들은 강제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아니라고 말한다. 내부 인사 적체, 업황 불황에 따른 퇴사 희망 등 직원들의 수요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근본적 이유는 경영 악화다.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6조849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2582억원 늘었다. 여기에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을 늘려야 하다 보니 결국 인건비 감축으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희망퇴직 대상에 들지 않았던 상대적으로 젊은 직원들도 이제 퇴직 대상자가 되는 추세"라며 "업황 불황이 장기화하다 보니 차라리 빨리 퇴직해서 제2의 인생을 찾는 게 낫다는 의견들도 있다"고 말했다.

감원 한파는 내년에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특수고용직 보험설계사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를 시행하면, 고용보험료 부담이 급증하는 회사들이 결국 인력을 줄이는 수순으로 갈 거란 예상이 나온다. 보험업계는 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로 2조원 이상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고 추산한다. 생명보험보다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손해보험사들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자동차보험 적자 전환 등으로 경영 상황이 부쩍 악화하고 있다. KB손해보험 노사가 현재 희망퇴직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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