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지방 공략에 중소-중견 건설사 입지 불안
대형건설사 지방 공략에 중소-중견 건설사 입지 불안
  • 이원섭 기자
  • 승인 2018.12.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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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이 지방 부동산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방에 소재한 중소건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들 대형건설사들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서울 등 수도권을 넘어 지방 구석구석까지 주택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강원 춘천을 비롯해 경기 안양, 전남 여수, 경기 의정부 등 4개 지역에서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처음 선보였다. 

먼저 춘천에서 '춘천파크자이'를 지난 1월 분양했다. 춘천파크자이의 청약경쟁률은 17.3대 1을 기록하며 올해 춘천 전체 분양시장에서 2위에 올랐다.
 
지난 9월 여수에서 선보인 '웅천자이더스위트'는 GS건설이 여수를 포함한 전남에서 처음 공급한 자이 브랜드 단지다. 생활형숙박시설인 웅천자이더스위트는 584실 모집에 2만777건이 접수돼 평균 35.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의정부에 '탑석센트럴자이'를 공급했다. 이 지역 첫 자이 브랜드로 주목을 받은 이 단지에는 480가구 모집에 2만23개의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평균 41.7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의정부 분양시장의 최고 기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 19년간 의정부에서 나온 1순위 청약 건수와 맞먹는 수준"이며 "의정부 1순위 청약통장이 11만여개 수준인데 청약통장 보유자 10명 가운데 1명은 탑석센트럴자이에 청약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역시 지방 주택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앞세워 경기 군포, 강원 속초, 경북 경산 등에 처음 진출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군포에 843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금정'을 공급했다. 506가구 모집에 7806명이 청약해 평균 1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달 뒤에는 속초에서 아파트(256가구)와 오피스텔(138실) 등으로 구성된 주상복합 '힐스테이트 속초 센트럴'을 선보였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234가구 모집에 총 2146명(청약경쟁률 9.1대 1)이 몰리며 첫 진출의 역사를 썼다.

지난 10월에는 경산에 힐스테이트 펜타힐즈를 공급하며 지역 부동산시장을 놀라게 했다. 평균 173.3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 세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대구 수성구의 영향이다. 단지는 행정구역상 경산에 속하지만, 대구 수성구와 인접해 '수성구 생활권'으로 분류된다. 수성구는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대구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곳이다.

이 밖에 대우건설(경기 과천-강원 춘천), HDC현대산업개발(경기 여주), 대림산업(경북 영천), 현대엔지니어링(전남 화순) 등도 서울을 벗어나 주택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 신규 주택사업지가 줄어들고 수도권 택지지구 물량도 사라져 대형건설사들의 지방 진출이 늘었다"면서 "대형건설사가 브랜드 파워가 있기에 사업시행자들도 지방에서 프로젝트를 할 때 처음부터 같이 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형건설사의 지방 주택시장 침투 확대에 속이 타는 곳은 지방에 뿌리를 둔 중소-중견건설사다. 이들은 그동안 익숙한 지방 주택시장에서 사업을 펼치며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대형건설사의 지방 진출로 설 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충남에 기반을 둔 중견건설사 임원은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이제 수요자들이 브랜드를 따지기 시작했다"며 "각종 규제로 주택시장 경기가 식어가는 상황에서 (대형건설사의 진출은) 썩 달가운 행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역으로 우리(중견건설사)가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진출하기에는 인지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아무래도 더 보수적으로 경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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