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엘리엇, "한진칼 단기차입금 증액 반대"
한국판 엘리엇, "한진칼 단기차입금 증액 반대"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8.12.15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가 최근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증액을 반대하고 나섰다.

차입금 증액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아니라 독립적인 감사 선임을 막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KCGI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최근 한진칼 이사진에 지난 5일 이사회 결의안에 대한 반대 공문을 보냈다. 
 
한진칼 이사회는 5일 단기차입금을 1750억원에서 325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의했다. 회사는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차입금 증액에 대한 목적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KCGI는 "올해 만기 도래 채무액은 700억원에 불과하고 기존 단기차입금 1650억원으로도 만기 연장이 충분하다"며 "(이사회 결의는) 정상적인 경영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KCGI는 단기차입금 증액에 대해 "독립적인 감사 선임을 저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KCGI는 "한진칼이 자산 총액을 2조원 이상으로 늘려 현행 감사제도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하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 선임을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감사는 회사와 이해관계를 벗어나 경영활동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상법에 따르면 자산 2조원이 넘으면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감사위원을 선임하면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이 경우 지분 9%를 보유한 KCGI는 주주로서 영향력도 '3%' 로 줄어든다. 한진칼이 이 효과를 얻으려 한다는 게 KCGI의 주장이다.
 
KCGI는 "만일 단기차입금 증액이 감사 선임 저지와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 방편이라면,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 배임 소지가 있다"며 "단기차입금 증액을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진그룹은 차입금 조달에 대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반박했다.
 
KCGI는 지난달 한진칼 지분 9% 취득해 조양호 회장(17.8%)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KCGI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 1세대로 평가받는 강성부 대표가 올해 7월 설립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가치를 높여 수익을 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