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장단 인사는 정의선 체제 출범 신호탄? 50대 사장단 전면에
현대차, 사장단 인사는 정의선 체제 출범 신호탄? 50대 사장단 전면에
  • 안민재 기자
  • 승인 2018.12.12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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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뉴스화면캡처
YTN뉴스화면캡처

 

현대차그룹이 12일  단행한 부회장ㆍ사장단 인사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출범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이해되는 분위기다. 

이날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정몽구 회장 측근이던 그룹 핵심임원들이 자리를 옮기고 50대 사장이 전전 배치되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김용환 부회장을 현대제철 부회장에 임명했으며 전략기획담당 정진행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보임했다.

또 현대케피코 박정국 사장을 현대모비스 사장에,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을 현대로템 부회장에, 현대글로비스 경영지원본부장 이건용 전무를 현대로템 부사장으로 발령했다.

현대·기아차 기획조정2실장 여수동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으로 발령했다.

신임 현대오트론 대표이사에는 현대파워텍 문대흥 사장이, 신임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는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 방창섭 부사장이, 산학협력 및 R&D 육성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이사에는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 이기상 전무가 각각 내정됐다.

현대캐피탈 코퍼레이트 센터부문장 황유노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기아차 R&D 부문에 대한 글로벌 혁신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강화를 위한 파격 인사도 있었다.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했으며, 현대오트론 조성환 부사장을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부본부장으로 발령했다.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처음으로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통한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현대차그룹 측은 설명했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한 것도 이러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 업체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전략기술본부의 위상을 강화해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로봇, AI 등 핵심과제 수행과 전략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 생산개발본부장 서보신 부사장을 생산품질담당 사장으로, 홍보실장 공영운 부사장은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각각 승진, 보임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전날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 규모의 국내 수소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현대차그룹의 장기 투자 로드맵을 발표한 데에 이어, 이날 인사를 통해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던 그룹 핵심 임원들이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50대 사장이 전진 배치됐다.


연구개발 부문에 파격 인사가 이루어진 것도 주목할 만 하다.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의 사장 승진은 현대차그룹의 ‘순혈주의’를 타파한 사례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인 지 사장은 지난해 2월 전략기술본부 출범과 함께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차에 온 이후 불과 1년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을 했다.

1959년생인 지 사장은 서울대를 나와 미국 브라운대에서 기계공학 석사와 응용수학 박사를 거쳤다. 미국의 다국적 경영 컨설팅 기업 엑센츄어와 맥킨지에서 일한 신(新)산업 전문가다. 이후 삼성전자 기획팀장(부사장)을 역임하고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 사장의 승진은 현대차그룹의 '순혈주의'를 타파하겠다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정 부회장은 외부와 협업 확대 및 외부 인재 수혈을 강조해왔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이미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순혈주의만 강조해서는 기업의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이번 지 사장 승진은 실력에 따라 외부 인재도 얼마든지 받아 들이고 키우겠다는 뜻을 드러낸 인사로 볼 수 있다.

전략기술본부의 위상도 한층 강화됐다. 전략기술본부는 정 부회장의 직속조직이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로봇, 헬스 케어 등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미래 먹을거리 발굴의 핵심 부문이다.

전략기술본부는 이미 적지 않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아시아·미국·유럽·중동을 잇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ICT 기업들과의 협업 및 관련 인재 영입에도 성공했다. 지 사장을 필두로 전략기술본부의 미래산업 발굴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 사장의 승진은 실력이 있는 사람이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취지"라며 "실력있는 기업과 사람과는 얼마든지 손잡고 일할 수 있는 열려있는 회사가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스타일인데 정 수석부회장도 이를 이어받아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을 직접 챙기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며 “정 수석부회장의 경영 리더십은 제네시스와 고성능 N브랜드 등의 성공으로 수차례 검증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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