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2025정책 탓, 내년 LCD 패널 시장 장악…한국 "OLED 올인전략 필요"
중국, 제조2025정책 탓, 내년 LCD 패널 시장 장악…한국 "OLED 올인전략 필요"
  • 이형석 기자
  • 승인 2018.12.0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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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조(Made by China) 2025' 정책은 경쟁국들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에 맞서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혁신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년에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생산의 절반 가량을 중국이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고부가제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 올인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업계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디스플레이 전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의 로스 영(Ross Young) 책임연구원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DSCC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OLED 같은 고부가제품에서 혁신을 유지하는 한국 기업들의 전략은 매우 올바르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의 '제조 2025'는 2025년까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제조업에서 수입제품 비중을 낮추고 국산화율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10년간 1600억달러(약 178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이같은 중국 정책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분야가 바로 디스플레이 산업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2010년도 이후 막대한 자금 동원력을 앞세워 급성장했다. LCD TV용 패널 세계 1위였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의 BOE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은 라인 증설로 이어진다. DSCC에 따르면 올해 BOE가 진행한 시설투자 및 R&D(연구개발)에 투입된 비용에서 '자체조달'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반면 45% 가량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차지했다. 
 
BOE, CSOT, CEC판다, 이노룩스 등 중화권 업체들의 LCD 패널 증설 경쟁은 공급과잉으로 이어졌다.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이 증가하면서 LCD 패널 가격은 급락했다. 원가에도 못미치는 낮은 가격에 LCD 패널을 팔아 수익성은 나빠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은 올해 LCD 분야에서 수천억원대 대규모 적자를 냈다. 로스 영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최근에 진행한 생산직 희망퇴직도 중국의 영향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보다 빠르게 LCD 출구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로스 영 DSCC 연구원도 "중국의 디스플레이 지원 정책이 멈추지 않으면 한국 기업들은 LCD에서 벗어나 OLED의 혁신 제품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OLED는 LCD에 비해 기술적 장벽이 높은 데다가 국내 기업들이 중국보다 앞서 선점한 상태여서 주도권을 뺏기면 안 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OLED 패널 시장은 사실상 한국 기업의 독무대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중소형 OLED 패널 생산의 80% 이상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지하고 있다.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는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DSCC에 따르면 내년에 중국 업체들의 LCD 패널 생산 비중은 4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에는 56%로 절반을 넘어선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OLED에서는 한국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과 LG를 합친 한국의 OLED 생산 비중은 2022년에 27%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도 현재 OLED 분야에 공격적 투자를 강화하고 있지만 2020년 점유율은 8%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기업들의 OLED 투자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대형 OLED 패널 공장을 건설 중이다. 파주 E-6라인에서는 올 연말부터 중소형 OLED 패널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파주의 초대형 P10 공장에서는 LCD를 건너뛰고 OLED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수익성이 낮은 LCD 사업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DSC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영업이익률은 13%이지만 LCD는 1%에 불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에 운용중이던 LCD 라인을 OLED로 전환 투자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전환 투자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패널시장에서도 QD-OLED(퀀텀닷-올레드) 생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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