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편의점간 경쟁 출점 제한등 편의점 업계 자율 규약 부활
브랜드편의점간 경쟁 출점 제한등 편의점 업계 자율 규약 부활
  • 이형석 기자
  • 승인 2018.12.03 1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점은 어렵게, 폐점은 더욱 쉽게..퇴로 넓히는 것이 핵심

편의점 출점을 제한하는 업계의 자율규약이 마련된다. 

18년 만에 부활하는 자율계약에 따르면, 신규 개점에는 지자체별로 정하고 있는 50~100m의 담배소매인 지정거리가 참고되고, 편의점주가 폐점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위약금 부담을 면제 또는 감경하는 방안도 시행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편의점 자율규약 제정 및 시행을 위한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자율규약안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브랜드 편의점 간 경쟁으로 출점이 과밀화됨에 따라 가맹점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자율규약안은 편의점 출점을 업계가 자율적으로 자제토록 해 진입은 어렵게 하는 대신 경영이 어려워진 편의점주가 폐점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해 퇴로는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편의점을 출점할 때는 250m 거리 내 동일 브랜드 편의점이 없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2014년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폐지돼 사실상 출점에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타 브랜드 편의점 위치도 고려해야 하는 자율규약에 따라 출점이 상당히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업계와 논의 끝에 지자체별 담배소매인 지정거리를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현행법상 담배 소매인 지정업소 간 거리는 도시의 경우 50m, 농촌은 100m를 유지해야 한다. 다만 서울시는 50m를 100m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애초 편의점 업계는 지난 7월 80m 거리제한을 담은 자율규약안에 대한 심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했다. 하지만 80m 이내 출점을 금지하는 근접출점자율규약의 경우 1994년 이미 실행했다가 공정위로부터 2000년 '부당한 공동행위금지 위반'으로 시정조치명령을 받은 내용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80m 거리제한을 승인할 경우 공정위가 스스로 담합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내용을 뒤집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율규약안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과밀화된 편의점 출점 현황 등을 고려해 담배소매인 거리 제한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당정협의에 참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회는 7월 이후 업계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과밀화 해소를 위한 종합적 접근을 시도했다"며 "그 결과 출점거리 제한에 그치지 않고 출점은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하게 하되 폐점은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 과밀화를 해소하게 하고, 운영과정에선 본부와 점주의 상생방안을 강구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자율규약에는 CU(씨유),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등 한국편의점산업협회(한편협)의 편의점 점포수 상위권인 5개 회원사 외에도 비회원사인 이마트24도 동참해 실효성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말 기준 CU와 GS25는 1만3000여개 편의점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뒤를 이어 세븐일레븐은 9500여개, 이마트24 3500여개, 미니스톱은 2500여개 등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씨스페이스의 매장수는 2017년 말 기준 192개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비록 자율규약안이지만 실효성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브랜드 편의점 관계자는 "비록 자율규약이지만 출점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실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서울, 경기 및 지방 중심상권에서는 출점에 적지 않은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약금과 관련해서도 "위약금은 지금도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이번 자율규약안에 명문화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더 낮은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규약안에 따라 신규 출점은 억제되지만 업체 간 가맹점을 뺏고 빼앗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성장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기존 점포의 효율성 강화에 힘쓰는 한편, 지원을 많이 해주는 편의점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자율규약은 오는 4일 열릴 예정인 자율규약 협약식 후 선언적 의미를 가지면서 실질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사진:민생연석회의, 불공정 카드 수수료 개편 환영식
자료사진:민생연석회의, 불공정 카드 수수료 개편 환영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