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 '휴미라' 유럽시장에 출시안해…삼성에 '희소식'
베링거, '휴미라' 유럽시장에 출시안해…삼성에 '희소식'
  • 배원숙 기자
  • 승인 2018.11.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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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이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유럽시장에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경쟁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럽에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한 총 4개 기업이 지난 10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동시에 출시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베링거인겔하임도 앞서 유럽 품목허가를 받아 바이오시밀러 판매 경쟁을 예고했지만 이번에 미국 시장에만 몰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3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베링거인겔하임은 최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실테조'에 대해 미국 출시에만 주력하고 유럽 출시는 포기하기로 했다.
 
'휴미라'는 다국적제약사 애브비가 제조·판매하는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용 오리지널약이다. 연간 세계 매출규모만 약 20조원에 달하며, 그중 미국이 약 13조원으로 5조원인 유럽의 2배 이상 크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이번 판단은 미국 시장이 유럽보다 훨씬 큰 데다 이미 여러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 유럽보다 아직 특허가 풀리지 않은 미국 시장 진출에 집중하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베링거인겔하임은 오는 2023년 '휴미라' 특허가 끝나는 미국에서 애브비와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애브비는 시장경쟁 지연을 위해 수많은 중복 특허를 만들어 불공정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2023년 전에 실테조를 미국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4종이 이미 출시됐다. '휴미라'의 물질특허는 10월이었고 그 뒤 만료되는 다른 특허들도 여럿 남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4월 애브비와 특허 문제를 전격 합의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를 10월부터 출시했다. 유럽서 '임랄디'를 판매할 때마다 일정액을 애브비에 지급하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임랄디' 외에도 애브비와 특허문제에 합의한 다국적제약사 암젠의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와 산도스의 바이오시밀러 '하이리모즈' 그리고 후지필름쿄와기린의 '훌리오'도 같은 시기 유럽서 출시됐다. 이들 역시 더이상 제품 시판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애브비에게 일정 수수료를 주기로 하고 특허 문제를 매듭지었다는 관측이다. 다만 베링거인겔하임만 유럽 시장에 대해 애브비와 특허 문제를 합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이번에 유럽 출시를 포기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로서는 경쟁사 한곳이 빠지면서 유럽 시장 진출에 더욱 탄력이 붙게 됐다. 약 5조원 규모의 유럽 시장에서 오리지널약까지 5파전인 셈이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 판매사들이 우려했던 애브비의 오리지널 '휴미라' 약값 인하 정책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점도 청신호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브비가 유럽에서 휴미라를 기존 약값의 10~80%를 할인해 판매한다고 발표하면서 바이오시밀러 판매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이미 덴마크에서 애브비가 수주에 실패했다"면서 "지역별 가격인하 전략의 한계와 유럽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의지 등이 반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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